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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환율과 클레임 이야기 - 2

'신뢰가 많은 바이어에게 클레임이 발생하면, 적정 수준에서 정리하고 다음 케이스를 곧바로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뢰가 쌓이지 않은 바이어에게 발생한 클레임 케이스는 완전하게 정리를 하고 난 다음 그다음 케이스를 진행하는 것이 Shipper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500불로 정리하고 남은 잔액 송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다음 샤인머스캣 시즌이 시작되면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단가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바이어가 답장이 왔다.

OK! Thank you.

이렇게 쉽게 대답을 들어줄 수 있는 것인데 왜 이렇게 시간을 끌었던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바이어와는 해결을 했는데, 정작 회사에는 보고를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500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먼저 클레임 500불짜리 크레디트 노트를 써주었다. 그리고 500불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하였다.

일주일 지난 뒤, 베트남 호찌민 출장이 생겼다. 베트남에 판촉 행사가 잡혀서 관공서 직원들의 의전이 필요하여 출장이 잡히게 되었다. 얼추 머리를 굴려보니 출장비가 약 800불 정도가 나올 것 같고, 내가 숙소, 식비, 출장비용을 줄이면 500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에 베트남 출장을 갈 건데, 너희 회사에 방문할 수 있을까? 그때 500불도 같이 줄게”라고 했다.

베트남 바이어 曰

나는 없는데, 본인 회사에 와이프가 운영하고 있으니 가서 방문해 내가 말해놓을게!

바이어 선물까지 사서 회사 방문을 하고, 별 얘기하지 않고 대충 얼버무리고 마지막에 500불 드릴 게 있다고 했다.

“500불 클레임 발생한 거 제가 정리가 늦어 회사에는 보고를 못하고, 현금으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아마 부군께서 전달드린 것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바이어 와이프분께서 괜찮다고, 자기 협력업체에 현금을 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엥? 이야기가 안된 건가? 이게 정리가 안되면, 수출대금 회수가 어려운 거 아닌가? 갑자기 온갖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과 이야기가 되었고, 이걸 해결해야 수출대금을 보내주시고 구구절절……….

아무튼 방문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얼떨결에 클레임이 해결되고, 내 출장비도 굳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수출대금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대금이 약 15,000불 정도였는데, 수출 나갈 당시에는 달러당 1,210원 정도였는데, 대금을 받을 때쯤 달러당 1,360원으로 약 150원 정도 차이가 났었다. 클레임으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막상 대금을 받을 때는 225만 원 이상 환차익을 얻었다.

덤으로 클레임도 해결해서 모쪼록 해피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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