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에서의 시간은 거센 물결처럼 흘러갔다.
처음 발을 디딘 순간의 어색함과, 하나씩 만들어 나갔던 시스템의 흔적들이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다. "0"에서 시작한 우리는, 사건 기록을 정리하고 스크린을 설계하며, 피해기업의 삶과 절박함을 이해하게 되었다.
초기 몇 달은 모든 것이 새로웠다. 회의실 테이블은 늘 빼곡히 메모와 문서로 채워졌고, 동료들은 서로의 진정성을 믿고 하루를 지탱했다. 작은 성과가 쌓일 때마다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고, 그것이 힘이 되어 다음 사건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열정은 점점 피로에 눌리기 시작했다.
재단 3년차까지는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듯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사건 하나하나를 철저히 검토하고 피해기업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과 오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작은 선택 하나, 서류 하나의 해석이 동료 간 긴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초심을 지킨다는 것은 마음속으로 다짐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의 한계가, 현실의 무게가 그 다짐을 흔들었다.
투병은 일상을 흔들었다. 머리카락은 여전히 가늘게 빠졌고, 뼈와 관절의 통증은 긴 회의를 견딜 수 없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신체적 한계 속에서도 기록 검토를 멈출 수 없었다. 피해기업의 진정어린 감사와 안도의 미묘한 표정을 보며 그렇게 겨우 버텼다.
재단 7년차, 조직 내부의 변화와 외부 환경은 우리의 초심을 시험한다. 예전처럼 순수하게 기업을 돕는 마음만으로 사건을 대할 수 없게 되었다. 내부 정치, 업무량의 증가, 그리고 반복되는 사건 속에서 지친 동료들의 표정은 초심을 흔든다. 어느 순간, 나 자신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가."
空益, 공허한 이익이라는 단어가 다시 마음속에서 메아리쳤다.
역시나 공익은 완성될 수 없고, 정의도 완전하지 않다. 이를 받아 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작은 질서를 만들고, 피해기업에게 안전망을 제공하는 행위는 공익에 가까울 것이다. 진정성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행동에서 드러난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재단 7년차, 초심은 흔들리지만 공익은 계속된다. 세월과 피로가 마음을 시험하지만, 기업의 작은 성취, 동료와의 협력, 그리고 하루하루 기록하며 판단하는 과정 속에서, 공익은 허무 속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공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가 계속 길을 만들고, 기록하고, 판단하며, 작은 빛을 따라 움직이는 한, 공익은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