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은 어떤 맛일까.
어느 날은 입안에 오래 남는 쓴맛처럼 다가온다.
커피를 한 모금 삼킨 뒤 혀끝에 남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그 씁쓸함.
누군가 곁에 있었다는 기억이 천천히 빠져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감정과 닮아 있다.
달지도 않고 위로도 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밀어낼 수도 없는 채로 마음 한쪽에 가만히 머문다.
어떤 날의 쓸쓸함은 짠맛으로 찾아온다.
국물을 한 숟갈 떠먹다 문득 눈가가 뜨거워질 때가 있다.
바닷바람처럼 스미는 그 짠맛 속에는 부르지 못한 이름들이 함께 섞여 있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 보내지 못한 마음들이 혀끝에 얹혀 조용히 나를 적신다.
그래서 짠맛은 늘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과 함께 온다.
또 어떤 날에는 아무 맛도 없는 담백함으로 쓸쓸함이 나타난다.
밥을 먹고 있는지 그냥 씹고 있는지조차 모를 만큼 밋밋한 순간들이 있다.
자극이 없다는 것은 그 자리에 나눌 사람이 없다는 뜻처럼 느껴진다.
담백한 음식이 혼자일 때 유난히 허전한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낄 이가 없어서 더 공허해진다.
그리고 미지근한 맛.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 어중간한 온도는 쓸쓸함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다.
뜨거우면 금세 위로가 되고 차가우면 차라리 아픔으로 분명 해지지만 미지근함은 그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마음속을 오래 떠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 속에서 사람은 가장 깊이 혼자가 된다.
쓸쓸함은 늘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쓴맛으로, 짠맛으로, 담백함으로, 혹은 미지근한 온도로.
그러나 그 모든 맛들이 가리키는 곳은 같다.
누군가와 나누지 못한 채 혼자서만 느끼고 있는 마음의 자리.
그곳에서 쓸쓸함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