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다. 그날 이후 매일 약을 복용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지금은 아침 이른 시간 물 한 모금과 함께 알약 하나를 삼키는 걸로 하루가 시작된다.
3개월마다 병원에 들러 약을 다시 처방받을 때마다, ‘벌써 또 삼 개월이 지났나’ 싶다.
그렇게 시계를 보기도 전에 시간은 나를 먼저 앞질러 간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더 빨리 흐른다고들 하는데, 요즘은 그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라는 걸 실감한다.
세월의 빠름은 병원 일정 외에도 곳곳에서 느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눈 덮였던 나뭇가지들이 이제는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다.
‘저 나무 위로 눈이 내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면, 계절의 속도에 마음이 잠시 멈춘다.
이제는 주변의 모든 것에서 시간이 흐른다는 신호를 쉽게 읽는다. 예전엔 바쁘게 스쳐 지나가던 풍경들이 지금은 세월의 흔적처럼 다가온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가며, 나도 모르게 시간의 얼굴을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