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꽃

향기마저도

by 인생클래스

사무실 입구를 열자마자 라일락 향이 나를 맞았다.


종이와 커피 냄새에 익숙한 공간이 어느새 봄 내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잠시 멈춰 서서 향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바쁜 하루 속,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흘렀다.


문득, 이 향기까지 영상에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 속 풍경에 눈부신 햇살은 담을 수 있지만, 그 안에 깃든 향기와 온도는 담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향기는 기억 속에 더 오래 남는다.


라일락 향기를 혼자 맡고 있다니, 괜스레 미안해졌다. 이 따뜻한 기운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잠깐의 휴식을 건네주고, 마음 한켠을 환하게 밝혀주는 이 향기를 모두가 함께 느꼈으면 했다.


라일락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러나 그 짧은 존재의 시간 속에서도 세상을 온통 부드럽게 감싼다.


오늘의 향기를 잊지 않기 위해, 나는 잠시 더 멈춰 서서 그 향기를 마음에 담았다.


라일락 향기가 지나간 자리마다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