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다는 것
오랜만에 동창회에 갔다.
가기 전부터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그래도
한때 함께 웃고 울던 사람들이니까,
반가움이 더 클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앉자마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낯설었다.
분명
다 아는 얼굴들인데,
공기가 어색했다.
마치
경로당 한편에 앉아 있는 기분.
술이 돌면
좀 나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웃음은 깊어지지 않았고,
대화는 점점 한 방향으로 흘렀다.
누군가의 이야기.
정치인,
연예인,
그리고 결국
그 자리에 없는 친구들.
처음엔 근황 같았는데,
어느 순간
평가가 되고,
비교가 되고,
뒷말이 되었다.
말은 가벼웠지만
듣고 있는 마음은 무거웠다.
예전에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방향을 보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온 시선이
너무 달라져 있었다.
우리가 변한 걸까.
아니면
원래 있던 것들이
이제야 보이는 걸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든다는 건
주름이 늘어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씩 좁아지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래서 더 쓸쓸했다.
그 자리에 앉아 있던 건
사람들이 아니라,
먼저 늙어버린 시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