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은 없지만, 계속 달린다

내 취미는 습관이다

by 인생클래스

나의 취미가 무얼까?


딱히 남들에게 나의 취미가 뭐다 내세울 게 없다.

살다 보니 이것저것 경험해 보고 또 시간 흘러 또 다른 걸 시도해 보고....

주변에 멋진 분들이 많다.


평생 자신이 좋아하는 한 분야를 취미로 삼아 일평생을 즐기며 사시는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취미를 대하는 모습은 너무 진지하고 장인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오랜 기간 애정을 가지고 해와 그런지 경지에도 오른 듯한 모습들이다.

한여름 밤의 축제.

마라톤 동호회에서 해마다 무더운 여름 저녁에 만나

마라톤 훈련도 하고 식사도 함께하는 회원들의 축제의 장이다.


창립 23년이 되었다니 나 역시 23년을 달려온 거다.

그렇다고 마라톤 대회나 훈련을 나갈때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행복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그냥 습관화된 거다.


23년이 아니라 2, 3년만 달려도 회원 중엔 기록 경신에 관심도 많고,

식단이니 훈련법 등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회원들을 보면

정말 좋아하는 취미를 발견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더운 날씨였지만 간간이 비가 내려주고 함께 웃으며 달리기 좋았던 하루였다.


땀으로 흠뻑 젖어 100여 명이 함께 달리고,

팀별 활기찬 응원 소리, 간간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다.


늘 마라톤을 자신의 유일한 취미라고 말하는 동호회 선배는

오랜만의 유쾌한 모임에 행복하셨는지

평소보다 많은 음주를 하신 후

"내가 얼마나 더 달릴 수 있을까?" 하고 약간은 무거운 주제를 던진다.


한 테이블에 앉아있던 회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던지며

위로와 격려를 보냈지만 난 아무 말 하지 못했다.

그것에 대해 고심하고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게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애착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마라톤이란 취미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난 그냥 달리는 거다.

좋아서 달린다기보단 이제 내 삶의 습관이 된 거다.

그러다 못 달리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냥 또 시작했을 때처럼 중단하는 거다.


그것이 내가 마라톤을 대하는 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