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오면
나는 늘 업성 저수지를 찾는다.
바다를 보지 못하던 충청도 내륙의 소년에게
그 물은 세상의 끝이자 가장 큰 바다였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처음 마주한 여수 앞바다.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본 저수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억지를 부렸다.
어쩌면
어린 날 품었던 거대한 상상을
쉽게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던 걸까.
세월이 흘러도
나는 여전히 그 저수지를 찾는다.
마음속 바다만큼 거대한,
나의 업성 저수지를.
나는 지금도 촌놈이다.
그러나 그 순박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한,
내 고향의 저수지는 언제나
나의 바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