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면 어린 시절의 풍경을 떠올린다.
온 가족이 모여 송편을 빚던 모습, 따뜻한 웃음소리와 솔잎 향이 가득하던 저녁.
송편 속은 담백한 콩과 달콤한 깨로 나뉘었는데, 어린 나는 늘 깨가 들어간 송편을 기다렸다.
하지만 내 손끝은 늘 서툴렀고, 내가 빚은 송편은 모양도 투박했다. 제사상에는 늘 예쁜 송편이 올라갔고, 나는 소쿠리에 손을 넣어 눈을 감고 고르는 방식으로 겨우 하나를 맛보았다.
바라던 깨 송편은 잘 잡히지 않았다.
어린 나는 억울하고 서운했다. '왜 나는 운도 없을까?' 혼자 속상해하곤 했다.
세월이 흘러 이제야 알겠다.
그건 단순한 운의 문제가 아니었다. 깨 송편은 귀했고, 나는 서툴렀지만 꾸준히 앉아 더 많은 송편을 빚었기에 내가 만든 송편이 많았던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섭섭함이 나를 단련시켰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삶, 공평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도 나는 묵묵히 꾸준함을 배웠다.
그때의 송편처럼, 지금의 나는 여전히 서툴지만 한결같이 이어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의 소쿠리 속 송편이, 결국 오늘의 나를 만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