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연락 없어 기쁜 건가 궁금하다
어느새 영원 지나 죽은 건가 물어보니
살았다 얘기해주는 얼굴 밝다 못해 하얗네
― A47. 무소식이 희소식이었네
쌓인 것은 콧물이요 거친 것은 목청이니
펄펄 끓으면서 달달 떠는 몸은
숨어든 감기에 덮쳐져 위장까지 뒤집어
― C45. 만병
가까우면 빨라지고 모든 일에 즐거워해
멀어지면 느려지고 매 순간이 지루하지
하지만 도는 건 마찬가지 벗어날 수 없는 거야
― D21. 각운동량의 보존
새까만 동굴 끝에 갑자기 햇빛 들고
어디선가 타는 소리 내려보면 내 발이야
뜨거워 발 헛디디고 얼굴마저 빛 닿아서
― B40.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매일같이 쓰다 보면 깨질 때도 있기 마련
물컵도 핸드폰도 하다 못해 이 가면도
내 얼굴 가리려 했지만 택도 없이 부족했네
― B59. 영원히 가리고 싶었는데
오만하게 덤빈 것은 어저께의 나였고요
눈물을 떨굴 것은 오늘의 나라네요
한 발짝 물러설 것을 후회해도 늦어요
― A53. 우리 우리 인생은
모두가 동의하죠 아는 것이 힘입니다
지식을 모읍시다 정보를 배웁시다
산처럼 쌓아뒀으니 뭐든 풀 수 있겠지요
― E13. 토마토는 과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