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27-25.12.03

by 김서하

고요한 밤 골목에 깜빡이는 전등 하나

반주기적 리듬으로 베이스를 깔아주고

멀리서 지나가는 차소리 멜로디가 되어주네

― F59. 한밤중의 음악회


콱 막힌 가래침에 목구멍 갑갑해서

비둘기가 싸지르고 발톱 넣어 막은 듯해

기침을 아무리 해도 옴짝달싹 그대로야

― C26. 막혀서 아파


몇 주간 준비하고 하기 싫다 후회했던

이 일을 하는 날이 바로 내일인데

걱정도 근심도 없이 아무 생각 안 들어

― A50. 뭣하러 스트레스 받았는지


숨겨왔던 작은 비밀 어느새 들통났어

작으니까 마음속에 한없이 품었지만

남의 티 대들보 너머로 보며 이것까지 들쳐져

― E32. 완벽했는데


돌아오는 부메랑은 밤하늘의 그믐달로

지나가는 날짜 따라 돌연 나타나고

눈 들어 제대로 보려 하면 어느샌가 사라져

― F58. 하지만 또 만나겠지


하염없이 도로 보며 버스를 기다리면

달리는 차 멈추는 차 붉은 빛과 노란 빛이

도시의 화려한 야회를 춤추면서 이어가

― F78. 심심해 죽겠네


소란스런 도심이나 입 연 자는 하나 없고

침묵 속에 갈 길 가며 어디로도 눈길 안 줘

버스는 모래에 걸렸나 늦었는데 안 오네

― F81. 소란스런 모래 알갱이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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