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인지 허벅진지 뼈가 아려온다
뭐라고 하기 힘든 전류가 뇌에 꽂혀
버스와 함께 떨린다 찌릿찌릿 저리다
― C56. 아픈 건지 아닌 건지 어딘지도
거꾸로 솟구치는 싸리눈 따갑구나
마중 나온 친절함은 참으로 따뜻하나
나에겐 하등 필요없어 사라지면 좋겠네
― F83. 눈이 반겨주네
자면 된다 자도 된다 머리는 알고 있어
아직 안 돼 그냥 안 돼 내 몸은 왜 이따굴까
사이에 끼인 나만이 등이 터져 죽겠다
― A57. 제발 싸우지 말아줘
허울 좋은 명분으로 몸뚱아리 끌고 와서
죄다 발가벗겨 밑천을 까보이곤
궁금증 채우고서는 지루하다 내던져
― E39. 이젠 다 봤어
시계 속 기어마다 제 역할 다 있건만
내가 한 작업들은 크든 작든 어디 썼지
돌면서 변위는 0이 되고 들고 가며 일이 0돼
― D62. 물리 무능 한탄
벌써 오 년 넘은 누런 색 충전기가
쥘 때마다 뜨거워서 끊어진다 한탄하네
계속해 스스로 화장하며 그 불길을 퍼트리네
― C48. 접촉이 불량하여
이 길을 따라가라 저 길을 따라가라
헷갈리는 표지판에 목적지를 까먹었네
지시를 따라가다가 출발점에 다다랐어
― D67. 카프카스러운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