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다 돌아보니 바닥에 휴지 한 장
먼지 묻어 회색이라 갱지인가 헷갈렸네
짓밟혀 다시 태어나지 못해 바스라져 흘러가
― C54. 재생하지 못하게 된
버스 의자 푹 꺼져서 잠 속으로 우당탕탕
고개를 들어보면 어느새 지나쳐서
서둘러 내려보지만 큰일난 건 매한가지
― A61. 꿈나라행 버스
바쁘게 지나갔나 일더미 쏟아졌나
무엇 하나 느렸는데 어째서 까먹었나
실없이 잊어버리고 말아 어둠 속에 잃었네
― D57. 너무나 여유로워서
무엇을 한 것일까 잠자리 들기 전에
천장 보며 오늘을 봐 남은 것이 하나 없네
헛되이 24시간 잊으며 8시간을 더 버려
― D60. 하루살이라면
굴러 굴러
굴러가자
비탈길
내려가자
이끄는
힘 따라서
힘 놓고
끌려가자
바닥은
찍은 지 오래지만
가만히 서
굴러가자
― E41. 굴러 굴러
집 가는 길 풍겨오는 향긋한 저녁 냄새
문 부수고 쳐들어가 뺏어먹고 싶었지만
오늘도 우리집 밥은 컵라면과 계란이야
― B61. 특수강도침입
구름 위서 떨어지는 뾰족한 가시 찔려
건물 사이 몰아치는 예리한 칼날 맞아
뜨겁고 화끈거리는 손가락을 애써 감춰
― F82. 이열이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