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25-25.12.31

by 김서하

이 문을 열어주소 여기는 너무 춥소

들여보내 주시겠소 따스함을 바란다오

한겨울 매서운 바람 손발가락 시리오

― B50. 밖에 갇히다


무료한 때 주사위 쥐고 다섯 개를 굴렸더니

육눈이 다섯이라 왜 하필 지금인가

억울함 북받쳐올라 몰래 하나 뒤집어

― E45. 다 합쳐서 스물일곱


찢어진 머릴 잡고 통점을 꾹 눌러봐

깊은 아픔 누르면서 표피까지 끌어내봐

핏방울 하나 없어도 아프다면 산 거니까

― C46. 아픔을 끌어내봐


공원에서 하나씩 본 예쁘장한 돌멩이들

몽땅 가져가다 두 손이 부족해져

와르르 게워내는 게 속이 쓰려 목이 타

― C53. 이런 욕심부터


나는 자유롭다 그렇게 여겼건만

세상은 그 정도로 쉽지만은 않나 봐요

그대에 목매인 채로 이리저리 치이네요

― C51. 비독립적 현실


천 리 길도 한 걸음씩 이 말만 들었지만

어째서 지평선에 닿지 못하는지

멈추면 끝낼 수 있음에도 내 발은 왜 계속 갈까

― D49. 왜 안 멈추는 거야


겨울에도 맑은 공긴 쐬어야지 핀잔 듣고

억지로 쫓아내져 문 밖에 나섰지만

"츠벼라!" 내팽겨쳐진 코트만이 서럽다

― E6. 코트도 서럽다


걸어가다 돌아보니 바닥에 휴지 한 장

먼지 묻어 회색이라 갱지인가 헷갈렸네

짓밟혀 다시 태어나지 못해 바스라져 흘러가

― C54. 재생하지 못하게 된

목요일 연재
이전 07화25.12.18-2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