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을 열어주소 여기는 너무 춥소
들여보내 주시겠소 따스함을 바란다오
한겨울 매서운 바람 손발가락 시리오
― B50. 밖에 갇히다
무료한 때 주사위 쥐고 다섯 개를 굴렸더니
육눈이 다섯이라 왜 하필 지금인가
억울함 북받쳐올라 몰래 하나 뒤집어
― E45. 다 합쳐서 스물일곱
찢어진 머릴 잡고 통점을 꾹 눌러봐
깊은 아픔 누르면서 표피까지 끌어내봐
핏방울 하나 없어도 아프다면 산 거니까
― C46. 아픔을 끌어내봐
공원에서 하나씩 본 예쁘장한 돌멩이들
몽땅 가져가다 두 손이 부족해져
와르르 게워내는 게 속이 쓰려 목이 타
― C53. 이런 욕심부터
나는 자유롭다 그렇게 여겼건만
세상은 그 정도로 쉽지만은 않나 봐요
그대에 목매인 채로 이리저리 치이네요
― C51. 비독립적 현실
천 리 길도 한 걸음씩 이 말만 들었지만
어째서 지평선에 닿지 못하는지
멈추면 끝낼 수 있음에도 내 발은 왜 계속 갈까
― D49. 왜 안 멈추는 거야
겨울에도 맑은 공긴 쐬어야지 핀잔 듣고
억지로 쫓아내져 문 밖에 나섰지만
"츠벼라!" 내팽겨쳐진 코트만이 서럽다
― E6. 코트도 서럽다
걸어가다 돌아보니 바닥에 휴지 한 장
먼지 묻어 회색이라 갱지인가 헷갈렸네
짓밟혀 다시 태어나지 못해 바스라져 흘러가
― C54. 재생하지 못하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