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때는 쉽다. 돌아올 때가 문제다.
내일 박물관에 갈 일이 있다. 박물관에 분명 가봤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가는 길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 노선의 흐름이 가뭄에
말라붙기라도 한 것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순간 의심이 든다.
'박물관을 가보기나 했던 걸까?'
모든 것을 다시 새로 채워 넣어야 할 판이다. 최근에 시낭송을 하러
시내의 모임 장소에도 간신히 찾아갔다. 내일은 재능시낭송에서
열리는 시낭송 행사에 한 편의 시를 낭송해야 한다. 내일이 그날이다.
가장 쉬운 길이 선택된다. 아내의 결정이다. 형님의 차를 타고 간다.
돌아올 때는 미리 버스노선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집 근처까지만
가는 버스가 있다면 넙죽 절하고 탈 판이다. 물론 집 근처에 사는 동료의
차를 타고 갈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가장 마음이 편한 것은 박물관에서 버스를 타고 환승을 하여 돌아오는
방법이다. 그래서 환승버스의 번호나 그 위치를 알아놓을 필요가
있다. 미리 알아두었어야 할 일이었다. 기억력에도 물론 문제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사람이 하는 일, 어찌어찌해서라도 돌아갈 수는 있을 터이다.
어려울수록 미리 준비하고 마음을 차분히 할 요량이다. 내일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해진다. 시낭송 잘하는 것보다 장소를 잘 찾아
일 잘 치르고는, 집으로 갈 길을 제대로 찾아 돌아오는 것이다.
시를 낭송하는 것보다 집에 돌아오는 것이 더 내게는 중요해진다.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