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떠오른다

은퇴자의 규칙

by 수필천편

여느 아침처럼 창밖을 보니 해가 떠오르고 있다.

조용히 잠든 밤이 깨어나고 있다. 더불어 새로운 내가

깨어난다. 눈을 깜빡이며 아침 햇살을 한 움큼 움켜쥔다.


하루만큼의 자극이 몸으로 새어 들어오고,

정신은 나의 육신을 늘 같은 몸놀림으로

은퇴자의 규칙을 실행시키고 있다.


몸보다 의식이 먼저 깨어나고,

그 뒤에 걸쳐진 장막들이 하나하나 눈을 뜬다.

깜빡거리는 눈짓,

어제의 허물을 벗겨내며 새로운 살갗을 입힌다.


아침 햇살을 절반의 커튼으로 가린 채로

바깥의 세계와 나만의 세계를 구획한다.

하루의 시작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빈틈의 햇살마저도 하루의 조각으로 빚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