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반사로 일어나는 몸의 빅뱅

치매, 오늘을 유지하는 방법

by 수필천편

또 하나의 특강을 등록했다. 이번에는 미술심리치료다. 글쓰기수업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이지만 격일로 다닐 요량으로 신청먼저 하고 봤다. 무언가를 배우러 다닌다는 게 처음에는 어색해도, 밥 먹듯이 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진다. 나빠지는 치매 상태에 머물지 말고 좋아지는 치매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바깥으로 나가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노는 사람이 과로사한다더니 치매인 나야말로 어느 때는 몸이 두 개면 좋을 만큼 바쁠 때가 있다. 특히 이렇게 무언가를 배울 때가 더 그렇다. 배우고 싶은 건 많은데 같은 날 수업이 겹치면 더 그렇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듯이 치매도 할 수 있을 때 해둬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천천히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느림의 미학이 앞뒤를 재단한다. 치매의 흐름이 조금씩 멈춰가고 역행의 순간이 다가오는 순간 내게 빅뱅이 일어날 것이다. 이전과 다른 새로운 모습이 분명 다가온다. 느리든 빠르든 정신이, 그리고 몸이 어긋난 그 크기를 점점 더 좁혀가는 끝점 몸의 빅뱅 '0'은 전혀 다른 나를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