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결혼을 위해 만날까
나는 나와 관련된 것들에 많은 고민을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이걸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나에게 도움 되는 것인지, 내가 희생하더라도 내가 성장하거나 성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인지 등 말이다.
요즘 '결혼을 위해 이성을 만나는 사람'이 너무 궁금했다. 보통 안정감을 느끼고자 결혼을 원한다. 이 부분이 이해가 가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왜 결혼을 위해 사람을 만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 또한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하고, 결국 결혼을 하고 싶긴 하다. 이 모순된 나의 생각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1. 나는 지금 경제적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결혼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안정을 어느 정도 갖춘 후에 결혼을 원한다.
2. 나는 결혼에 대한 책임감을 좀 크게 느낀다. 나 하나 먹고 살기에도 쉽지 않고, 아직 나로서의 안정감도 찾지 못했는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되는 것일까? 누군가를 만나 더 힘들어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안정감이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와 합친다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큰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만나고 있는 사람이나 맘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 고민은 해볼 법 하지만, 결혼을 위해 사람을 만나는 것은 나와 맞지 않는다.
나도 안정감을 느끼고 싶지만, 내가 안정적이고 싶은 거지, 누군가에게 의지해서 얻고 싶진 않다.
소속됨으로써 느끼는 감정 또한 내가 나로서 단단해진 이후라고 생각한다. 안정이란 말 자체를 경제적 기반, 자기 성장, 책임 가능성 구체적인 근거로 체감해야만 이해가 되는 사람이기도 해서 결혼도 준비되었을 때만 가능한 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관계나 소속 속에서 함께일 때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들에게 삶의 불확실성과 외로움은 큰 부담이고, 그 불안함을 견디는 방식이 '나 스스로 단단해지자'가 보단 '누군가와 함께 있자'는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즉 결혼이 불확실성을 견디는 방패 같은 역할이 되는 것이다. 이들은 든든하거나 사회적 인정, 외롭지 않은 정서적 체험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인 것이다.
우리는 안정감의 원천이 외부적인 요인(배우자, 관계 등)과 내부적인 요인(나의 기반, 경제력 등) 중 어디 있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고, 잘못되거나 틀린 선택은 없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고, 실제 삶 또한 불완전한 상태이므로 관계를 통해 안정감을 얻고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자기 기반이 먼저라서 결혼을 목표로 상대를 찾는 방식이 와닿지 않았던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관계가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결혼을 먼저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방법의 차이일 뿐, 안정감을 추구한다는 목적은 같다. 내부 기반 후에 관계를 맺는 것, 관계를 맺고 내부기반을 다지는 것. 방법과 순서의 차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