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집, 레오리오니 글.그림
‘프레드릭’, ‘헤엄이’ 등으로 유명한 레오리오니의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은 역시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책이다. 많은 이들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그림책을 물어보았다. 레오리오니의 ‘프레드릭’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 책은 개미와 베짱이의 패러디를 넘어서 이야기하고 토론해 볼 이야기가 너무도 많았던 그림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집’ 역시 읽는 이들에게 그의 가치관과 지혜로운 삶애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액자식구성으로 외화와 내화가 존재한다. 외화에서는 집이 커지기를 바라는 아들 달팽이가 아빠 달팽이에게 자신의 집을 키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때 아빠 달팽이는 아들에게 직접적인 의견을 내지는 않는다. 대신 자신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이렇게 내화가 구성된다. 안의 이야기를 펼쳐보면 어느 달팽이가 외화의 달팽이와 마찬가지로 집이 커지기를 원해서 갖은 방법으로 달팽이 집을 커지게 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성당으로 보이기도 하고 서커스 천막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것을 본 나비들이나 개구리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가진 못했다.
그리고 이파리를 모두 먹은 달팽이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이때 집이 너무 큰 달팽이들은 움직이지 못하고 굶어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달팽이는 현재의 자기 집에 만족한다. 그리고 작은 집을 가지고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이야기다.
누구든지 어릴 적에는 자신의 몸집을 부풀리고 싶어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오십이 넘은 지금 가장 후회하는 일은 바로 몸집을 조금이라도 부풀리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던 일이다. 그것으로 인한 장점도 물론 있었지만, 지금 내게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런 무모한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면 그때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싶다고 기도했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채우기보다는 비우고 싶다. 그래서 조금씩 비우고 있다.
‘나는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아직 읽기 전이지만 제목에 적극 공감한다. 안 입고 옷장안에만 있는 옷도 정리하고, 안 읽고 읽을 일이 전혀 없을 책도 정리하고 싶다. 지금 쓰는 이 글 역시도 완벽하지 않지만 꾸준히 매일 쓰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싶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로워지기를 좀 더 나답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다른 이들이 제시하는 가치가 아닌 내가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조금 모자라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해도 '나의 잔은 넘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집‘역시 이제까지의 레오리오니의 책과 같이 짧지만 깊은 감동과 지혜를 주고 있다. 비움으로써 더 넓어지는 신기함을 나도 체험하고 싶다.
이 글의 이미지는 세상에서 가장 큰 집, 레오리오니 글.그림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