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etree Jun 26. 2024

배소이 키트와 비슷한...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캐린 케이츠 글, 웬디 앤더슨 핼퍼린 그림

    

 오랫동안 어두운 것들에 집착했었다. 그것은 슬픔이나 고독, 외로움, 절망과 같은 것들이다. 그러다 보니 읽는 책이나 보는 영화 듣는 음악, 만나는 사람, 인간관계 그런것들에서 오히려 상처를 더욱더 많이 받게 되었다. 어두운 곳으로 침잠해서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오히려 알량한 힐링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밝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랑’을 깨닫고 나서의 일이다. 아침에 먹는 상큼한 사과 한 알, 손바닥 같은 나뭇잎들의 색, 아이들의 귀여운 음성, 기도, 방 창가에서 보는 은은한 달빛, 폭풍우 치는 날 마셨던 따듯한 믹스 커피, 잊었던 친구의 전화, 땀을 흘리고 난 후의 상쾌한 샤워, 베이비파우더 향 등 아주 작지만 그런것들로도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슬픔을 치료해주는 비밀책’은 엄마 아빠와 떨어져서 슬퍼하는 롤리에게 제프이모가 제시하는 묘약과 같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은 내가 진행하는 배소이 키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많이 한 이모는 슬프에 빠진 조카 롤리에게 비밀 치유법을 알려준다. 책에 적힌 그 치유법을 소개해본다면, 첫 번째는 사과주스 한잔을 마시는 것이다. 대신 사과나무를 생각하며 아주 골똘히 음미해야 한다. 두 번째는 좋은 땅에 씨앗을 심고, 지혜롭게 관리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멀리 산책을 하는데 대신 못보고 지나쳤던 것을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네 번째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굶주림과 위험으로부터 지켜주겠다고 엄숙히 약속을 하면서 말이다. 다섯 번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분 좋은 편지를 쓰는 것이고, 여섯 번째는 근사한 곳에서 책을 읽고 다시 읽고 싶은 좋은 구절을 찾아내는 것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멋진 일을 하는 꿈을 꾸는 것이다. 


 모두 다 슬픔이라는 어둠과는 반대의 것들이다. 나와 타인과 세상을 살리는 것들이다. 비밀책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이 책에 나온 것과 같이 궤짝에 들어있고 자물쇠로 잠겨있어서 아무나 못 열기에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너무나 가깝고 또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기에, ‘설마~’라는 소리가 나올 것 같은 뻔한 이야기이기에, 그렇지만 그것이 진실이기에 비밀책이라고 하는 것 같다. 우리모두가 다 알고 있는 일, 유치원에서 배웠던 그것들을 우린 언젠가부터 잊고 살고 있다. 아님 의도적으로 피하고 살고 있다. 왜냐하면 그래야 사회에서 성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삶에서의 성공의 기준은 누구에게나 다르다. 기준도 그렇고 각도에서도 그렇다. 그런 가치관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에게 대해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제프이모가 제시한 방법으로 사는 이들은 비록 자신에게 손해가 될 지라도 어려운 타인에게 선한 사마리아 사람과 같이 행동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행동은 행복이라는 나무를 키우기 위한 작은 씨앗이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이 책에 사용된 이미지는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캐린 케이츠 글, 웬디 앤더슨 핼퍼린 그림)에서 가져왔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텃밭가꾸기 좋은 계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