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 공장 나라', 글.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그림. 발레리아 도캄포
말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는 등의 말은 역시나 진부하다. 그런데 그 진심이라는 것이 눈빛이나 몸짓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의사소통을 할 때에 말의 내용보다 몸짓이나 눈빛, 음성이나 톤등을 더 많이 기억한다고 하는 이론이 있다. 꽤 잘 알려진 메라비언의 법칙이 그것이다.
‘낱말 공장 나라’에서는 무슨 말이든 하려면 말을 사야만 한다. 당연히 돈이 많은 이들이 좋은 말들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말을 사지 못해서 하고 싶은 대상에게 하지 못한다. 가끔은 쓰레기통에서 주운 말 등으로 소통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곧 실패하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부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할 수 있지만, 가난한 이들은 말을 할 수가 없다. 가난한 이들은 이상한 말들이 버려진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곤충망으로 낱말을 잡는다.
주인공 필레아스는 시벨을 사랑한다. 그녀에게 진심을 담은 말을 하고 싶지만, 낱말을 살 돈이 없다. 그래서 곤충망으로 잡은 ‘체리, 먼지, 의자’와 같은 말을 선물하려고 한다. 시벨의 집에 가서 그녀를 만나서 말을 하고 싶었으나, 그의 마음을 담은 적절한 말을 할 수 없었다. 시벨의 집에가니 그녀의 뒤로는 오스카가 있었다. 오스카의 아버지는 부자이고 오스카는 시벨에게 사랑의 말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필레아스는 시벨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자신이 가진 낱말들이 너무나 초라해서 곤충망으로 잡은 낱말들을 그저 천천히 말했다. 그의 사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단어들이다.
“체리!.....먼지!....의자!...”
시벨은 필레아스의 말을 듣고 다가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시벨은 필레아스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필레아스에게 남은 말은 단 하나뿐이었다. 아주 오래전 쓰레기통을 뒤져서 주웠던 것인데 그동안 소중히 간직해서 아직 사용하지 않았던 말이다. 필레아스는 시벨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며 입을 열었다.
“한번 더”
사랑은 정확하고 멋진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말이 없는 상태에서 몸짓이나 눈빛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사랑일 것이다. 필레아스나 시벨과 같이 말이다. 말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는 등의 말은 역시나 진부하나 그것은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