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 들라크루아 글.그림, 임영진 옮김
우리는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이나 좋아하는 곳으로의 여행이 끝난 후에 뿌듯하면서도 상실감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 시빌 들라크루아의 ‘한 줌의 모래’는 여름휴가가 끝난 후 아쉬운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 아이는 신발 가득히 휴가지의 모래를 남겨서 온다. 그리고 그 모래를 집 앞에 심는다.
“모래알들을 모았어. 버리고 싶지 않아서. 이리와 봐, 우리 모래를 심어보자.”
아이와 동생 율리스는 가져온 황금빛 모래에서 무엇이 자랄지 사뭇 궁금하다. 휴가지에서 모래를 손에 잡아도 보고 모래위를 달려도 보고, 모래 장난을 쳐 보기도 했던 아이들은 그 당시의 일들이 그리울 것이다. 모래를 심은 후, 휴가지에서 보았던 파라솔 밭이 되어서 해님에게 인사를 하는 것도 꿈꾸어 보고, 풍차숲이 되어서 배가 바람을 타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상상해 보고, 레몬 맛 아이스크림 꽃밭도 기대해본다. 파도에 절대 쓸려가지 않는 요새도 기대해 보고 물을 많이 뿌리면 커다란 파도가 된다고도 상상해본다. 그러면 더욱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거라 이야기도 해본다. 그 모래알들이 다시 넓은 해변으로 변하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금빛 모래 해변을 결국에는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그런 상상을 하다가 졸린 눈을 비빈다. 그때 아빠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혹시 모래를 뿌려서 사람들을 잠들게 하는 모래 요정을 위해 해변에 모래를 그대로 남겨둘 수도 있지.”
하면서 내년에도 새로 모래를 모을 수 있도록 바닷가에 데려다준다고 했다. 이 그림책의 삽화는 파란색과 노란색 그리고 검은 스케치로 이루어졌다. 특히 모래를 황금빛이 나는 노란빛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대부분 어떤 것들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을 단장 만나지 못할 경우에는 잠시동안이라도 그것을 매개로 하는 작은 꿈을 꿀수도 있다. 이 책의 아이들처럼 말이다.
다음 해에 만날 해변은 더욱더 황금빛으로 빛나겠지. 그리고 그것을 기다리던 아이들은 키가 한 뼘은 더 커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