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에바 린드스트룀 -
에바 린드스트룀(Eva Lindström)은 스웨덴의 유명 작가이다. 그의 ‘다리’는 2022년에 아스트리드 린드그랜 추모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 책은 행간이 넓고도 깊다. 이는 읽는 이의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도 읽힐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강가를 따라 북쪽으로 가는 돼지에게 늑대가 앞에 다리가 폐쇄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돼지는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조금 난감해하는데, 늑대는 다리를 복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한다.
둘은 처음이라서 조금 서먹할 수도 있지만 그런대로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어나간다. 늑대는 그의 아내에게 말한다.
“다리를 건널 분이 왔어”
돼지는 늑대의 집에 걸린 그림에 관심을 갖기도 하고, 늑대의 직업을 조용히 물어보기도 한다. 조심스러운 만남이지만 꽤 평안하다. 늑대는 아내와 돼지를 위해 차와 쿠키를 준비한다. 셋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약간은 긴장감이 도는 이야기를 해 나간다. 커피를 마시고 늑대는 다리가 복구되었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돼지는 다시 길을 떠난다. 길에서 새에게 다리의 위치를 묻는다. 새는 대답한다.
“여기 다리는 없어요.”라고 말이다.
다리가 없다는 이야기는 다른 세계로 건너갈 수 없다는 이야기로도 들리지만, 또 다르게 생각을 해보면 길이 이어져있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마치 돼지와 늑대가 서로 불편감 없이 소통을 하듯 소통이라는 다리를 건넌 돼지에게는 이제 더 이상의 다리는 없어도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리는 한 세계와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구실을 한다. 돼지와 늑대는 서로 다른 새로운 세계로 손을 내밀고 몸을 기울였다. 돼지는 이미 다리를 건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