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끝없는 밤을 가르며 - 김뭉먕
https://youtu.be/j7bk7ekTI54?si=dJ7xcj4gGUr6tLVq
내 불온한 자아과 불순한 욕심들을
죄다 사랑으로 변모시키는 너의 순애,
그 깊은 마음에 나는 마지막 편지를 써
Last letter, My 609 6699 6868
도망가자는 네 말 하나가
우릴 도망가게 해
기대가 난무하는 도처로부터
책임감이 만연한 세계로부터
*
곪은 마음에 연고를 발라 줄게
분홍빛 순애 색에 유치한 향이 나는 연고야
바르면 흉이 지지 않을 거야
자빠질 걱정도 하지 않고
낙원 위에 민들레를 불어 꿈을 키우네
이젠 나랑 같이 잠을 청하지 않을래?
[behind]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였다. 괴물이 내 안에 기생하다 나를 잠식할 때, 하필이면 순애를 빼닮은 사람이 내 곁에 찾아왔다. 이런 사람이 왜 내 곁을 지킬까? 마음이 가난했던 나와 그렇지 않은 너.
잘 울지 않던 네가 내 유서를 들으며 곧잘 울어도, 만나면 웃으며 달려와 나를 꼭 안아주던 마음은 언제 복기해도 나를 애틋하게 만들었다.
그는 구멍 뚫린 가슴에 수차례 노크했다. 너는 뭘까? 어떻게 이런 가난한 세상에 너 같은 아이가 나타날 수 있는 거지? 도통 해답을 찾아도 그는 단지 사랑만을 주었지만,
그 사람은 자신에게 보답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답하고 싶다면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누구보다 강해 보이는 그가 성당에서 나를 위해 기도한다고 했을 때, 그의 간절함에 괴물이 잠을 자고 있는 것 같다는 착각도 했다. 단지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이 그 사람의 행복이라니.
여지껏 잊지 못할 문장들이 가슴에 파묻힌다. 내게 그는 늘 지치지도 않고 연고를 발라 주었고, 누구나 그러하듯 우리 역시 이별을 맞이했지만, 이제는 고백해야겠다.
당신의 헌신 덕분에 나는 무사히 무르익었다고.
이젠 내가 기도하겠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