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천사에게

우리의 꿈이 영면은 아니기를 바라며 -

by 라파엘

https://youtu.be/Y8veRHEpPgA?si=-dJo102fUTTxYCn5​​

제가 쓰면서 들은 곡입니다.

너를 처음 만나러 가는 길에 나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있었어. 막상 너를 보면 그 모든 책임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내 기대에 내가 실망하면 어떡하나. 그냥 단지 찰나의 인연일뿐, 운명이 아니면 어쩌나. 행여나 손길이 간절한 다른 생명에게 나의 시선이 가야 하는 건 아닌가…. 그럼에도 나는 네가 필요하다며, 형체가 어떻든 너만 있으면 된다는 불가능할 마음을 안고 온갖 혼란 속에서 버스를 탔어.


그런데 갑자기 눈이 오더라. 외출할 때 내리는 눈은 이미 한 번 삐끗한 내 발목에 더 해를 가할 봐 무서워하는데, 나는 바보처럼 쏟아지는 눈을 느끼면서 이 또한 사랑이라 생각했었지.


두 시간 반 버스를 타고 또 이십 분을 걸어서… 마침내 도착한 보호소에서 겨우 널 만났을 때, 너는 너무 어렸네.


천진하게 아무것도 모르고 달려오는 네가 너무 바보 같아서 나는 자꾸 눈물이 났어. 그래, 자꾸 눈물이 나더라. 너는 내가 어떤 아픔을 가졌든 그냥 나로 봐 주니까, 너는 내가 어떤 인간이든 너로 있어 주니까, 그게 너무 좋아서 자꾸 울었어.


에디야, 나는 내 편이 필요했나 봐. 설령 인간이 아니더라도 말야. 아무도 신뢰하지 못하고, 더 이상 나의 슬픔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 세상을 원망하면서도, 죽어라 살겠다고 간 그곳에서 - 너의 눈망울로 그 사실을 더 뚜렷히 알아챌 수 있었어.


나는 아직도 작은 네 몸을 껴안고 자주 울지. 넌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내 손을 가지고 놀거나, 턱을 괸 채 날 바라보고 있고는 해. 그래도 네가 숨을 쉬는 순간 하나에 나는 더 큰 무게를 안고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그날 나는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불신의 지옥에서 나를 한 번 더 믿었던 걸지도 몰라.


언젠가 네가 내 품을 떠날 때, 지금의 나 같은 마음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

자주 울어도 꽤나 괜찮은 주인이었다고 생각하기를 바라면서 -

너의 유일한 기적이 되고 싶어.


에디야,

우리의 꿈이 영면은 아니기를 바라며

마지막 용서와 용기를 보내.


나의 하얀 천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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