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걔 -
사랑이 지난한 시대에 살아서 그런 걸까. 늘 사랑이 고프다. 천성이 품은 게 많다 보니, 부스럼이라도 긁어 모아 사랑받고 싶은 굶주림이 나에겐 있다.
그래서 더 섬세히 보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 밥, 내 집, 내 사람 마련하기 바쁜 시대에 허덕이며 살지만서도, 열 평조차 안 되는 방에 누군가를 들이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드는 것.
더 이상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며 악을 쓰고 땅을 친다. ‘그때 걔’를 떠올린다. 참 위선적이었어. 이기적이었고, 지난했어. (그럼 나는?)
‘그때 걔’는 지금의 나일까?
그래도 끝끝내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 내 눈치를 슬며시 보며 괜찮냐고 손을 건네는 누군가가 있다. 그들이 지난한 내 삶의 귀인일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그들에게 귀인 같은 마음을 주고 싶다.
[behind]
시절 인연이라 하여 모두 가볍지만은 않다. 어떤 것은 내게 뜻깊은 파동을 준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다. 이들이 시절 인연이라 해도, 내가 받는 것은 셀 수 없으므로.
새 꿈을 꾼다. 시절 인연으로 부러진 마음을 붙인다. 인연이란 그런 것 같다. 사랑이란 이런 것 같다. 부서진 것들을 꿰매게 하는.
이 수필은 그 사람들을 위하여 썼다. 동시에 나의 독자에게도 당연한 사랑을 자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퇴고했다.
모든 시작과 끝은 나의 독자이기를 바라며,
온전히 당신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