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을 찾아가는 30개의 길 ◎

1. 아침 – 나를 깨우는 행복

by 헤이오

⑦ 누군가의 미소가 내 하루를 밝힌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매일 같은 출근을 걷는다. 지하철역까지 늘 상 걸으며 많은 이들을 스치고, 아는 이의 얼굴을 보면 형식적인 작은 목례로 예의를 표하고 걷는다. 출근길뿐 아니라 하루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스치게 된다. 밝은 햇살에 비추며 스치는 많은 이들, 지하철에서 마주하여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혹 가끔 들르는 카페 점원의 모습, 담배를 사기 위해 잠깐 들른 편의점 알바생, 엘리베이터에서 마주한 조명 빛의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이웃이나 같은 직장 건물의 직원들, 대부분 잠깐의 스침과 의미 없는 인사로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고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작은 표정 하나가 어둡고 차가운 마음속 환한, 따뜻한 불빛으로 자리 잡아 나의 오랜 기억 속에 묻어나곤 한다.

어느 날, 기분이 흐릿한 날, 출근길이었다. 매일 같은 출근길이기에 그냥 걷는다. 머릿속에는 직장에서 어제 하지 못했던 많은 일과 해야 할 일을 뒤엉켜 생각하며,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에 대한 나의 부정적 판단과 이로인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넘쳐난다는 비판을 뒤섞어 되뇌는, 출근길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짜증스러움이 섞여 있었다.

그런데 길을 걷던 중 반대편으로 분주히 걸음을 옮기던 한 아주머니가 나에게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게 아닌가?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네요!”

“힘들고 짜증스러우시더라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놀라, 고개를 들어 쳐다보고 나도 멋쩍은 모습으로

“ 감사합니다! 아주머니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라고 대답하며 밝게 웃어주는 그녀의 웃음에 살짝 미소를 지어 답했다.

‘내 마음을 아는 것일까?’

길을 오가며 가끔 마주하던 아주머니였다. 예전에 둘째 아이의 친구 할머니라고 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적이 있었다. 항상 깔끔한 복장으로 단정하고 젊어 보이는 모습에 미소를 지니고 다니시는 분이셨기에 의아한 마음에 인상이 깊게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 후 이렇게 지나가며 인사 나누는 정도의 친분을 유지하는 사이랄까?

사실 오늘 나눈 그 말은 아무 의미 없는 일상적인 인사 한마디였다. 아마도 지나치며 몇십 번 이상은 나누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그때 내게 다가온 감정은 그 이상의 설명할 수 없는 위로와 나의 힘겨움을 나누려는 듯, 함께 하고자 한다는 듯, 포근함이 있고,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격려와 미소가 담겨 있는 듯했다.

불현듯, 그 작은 인사와 함께 내게 다가온 미소 하나가, 마치 내 마음속, 부정적인 모든 에너지와 엉클어진 어둠을 스르르 걷어내는 듯, 따스히 밀려오는 붐 날 햇살 같았고, 신선한 작은 봄바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깨달았다. 행복은 어떤 거대한 사건의 이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군가의 짧은 표정 하나, 밝게 건넨 인사 한마디, 살포시 건네는 미소 한 조각이라는 것을......

이것이 받는 이에게는 조용한 위로가 되고, 하루를 살아가는 작은 에너지가 되고, 삶을 지탱해 주고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대단한 원천이라는 것을 알았다.

보내는 사람의 의도보다는 받는 사람에게 깊이 남아 기억이 되고, 그것은 에너지의 원천이 되어, 어떤 사람의 하루를 밝게 인도해 주기도 하고, 때로는 지치고 힘겨운 삶에 살아갈 요기가 되어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단지 그 사실을 모른체, 무심히 흘려 버리고 있었다.

편의점 알바의 친절함이, 카페 점원의 ‘감사합니다!’와 함께 전해지는 작은 미소 하나가, 지나가며 마주한 누군가의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한마디, 한마디를 당연하다는 듯 흘려보낸다. 또한 그들도 타인에 대한 배려나 마음을 전하기 위한 감사보다는 형식적으로 행하는 경우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하는 이들도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이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가끔 길을 걷다 마주친 유모차 속의 누워있는 어린아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웃어주는 아이에게서 느끼는 따스함과 행복감을 느껴 본다면, 세상 어느 누구도 헛트로, 형식적인 미소와 인사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도 미소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아이가 나를 인정해 준다는 그들만의 표현인 것이니까!’

그래서 그 후로 나는 요즘 거리에서 잠시라도 눈을 마주하면 그 누구에게라도 작은 미소를 전하려 노력한다. 설령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도 좋다.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난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건네는 작은 미소 하나가 언젠가, 누군가에게 가라앉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밝힐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모하게 무작정 웃지는 않는다. 단지 작은 미소로 짧게 목례를 나눌 뿐......

물론 내 주변의 직장동료, 가족, 친구들과는 더욱 다정함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주변에 이웃에게도, 가끔 마주치는 카페 점원에게도, 편의점 알바생에게도, 누군가에게 힘겹게 사는 이의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말보다 미소로 먼저 한다.

오늘도 하루를 마치고 퇴근하고 드디어 집 현관문을 연다.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의 밝고 힘찬 뜀박질 소리와 함께 미소로 맞아주며 ‘다녀오셨어요!’하는 아이의 얼굴을 마주하면, 모든 피로와 지쳐 축 처진 어깨가 사르르 녹아내림을 느낀다. 언제나 번호키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오는 딸의 사랑스러운, 고단한 아빠의 하루를 보상하기 위한 위로와 감사를 표현해주고 싶은 마음이리라......

한순간의 눈 맞춤, 그리고 누군가의 따뜻한 미소, 행복은 어쩌면 단지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 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 한 줄 여운

세상을 밝히는 건 거대한 빛이 아니라,

스쳐 지나간 한 사람의 미소일지도 모른다.

♥ 오늘의 명언

“미소는 가장 짧은 거리에서 마음을 잇는다.”

— 빅터 보르그(Victor Bo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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