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방송작가, SNS 신입마케터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내가 [SNS 디지털마케팅 전문가과정]에 끌렸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이라는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강의가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작가'로 살면서, 그리고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방송'계에 몸 담아오면서
SNS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살아왔겠는가.
<블로그>로 자료 찾고,
<유튜브>로 래퍼런스 참고하고,
<인스타그램>으로 출연자와 장소를 섭외하는 삶...
지금까지 '남(방송)'을 위해 그것들을 활용해왔다면
이제는 '나'를 위해 그것들을 써보고 싶어졌다.
(아니면... 나를 마케터로 고용하는 럭키비키하고 보는 눈 있는 '광고주'를 위해서...?)
오늘은. 드디어. 그. 첫 번째로. 블로그를 파헤쳐 볼 시간!!
(두근 두근)
블로그에 한 번 잘 쓴 글은 시간이 지나도 검색을 통해 꾸준히 사람을 불러온다고 한다.
거기에
검색엔진 최적화(SEO)가 잘 된 블로그 콘텐츠라면...?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홍보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발견되고,
브랜드를 알리고,
구매를 유도한다.
잘 써내려간 콘텐츠가 곧, ‘블로그의 부동산’인 것!!
SNS가 대체로 빠른 반응을 주는 단기 전략이라면,
블로그는 검색 기반의 장기 전략이자 디지털 자산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 나도 온라인에 빌딩 한 번 세워 보는거야.
건물 관리에 신경쓸 필요도 없고, 세입자랑 싸울 필요도 없는 온.라.인.건.물.주.
'장래희망 건물주'는 내 인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먼 이야기인것만 같았지만
어쩌면 '돈 많은 백수'까지도 실현가능해질지 모른다는 헛된 희망이 또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나는 수업 전에 '온라인 건물주'가 될 준비에 착수했다.
수 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나의 '네이버 블로그'를 재정비했다.
'네이버 블로그'의 전성기에
'나도 한 번 해 봐? 파워블로거?' 이 생각 한번쯤 안해본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나의 주변에는 맛집 체험단, 생활용품 체험단으로 활동하며
외식비 &생활비 절약하는 '맛집&생활용품 리뷰 블로거'와
결혼과 출산으로 '육아블로거'로 거듭난 (작가출신) 산증인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진짜 많이 들었던 말...
'너는 작가니까 블로그에 글쓰는 건 일도 아니겠네'
뭐 아주 납득이 안가는 말은 아니었지만, (그리고 '해볼까?'하는 마음마저 들었지만)
왜 때문인지 맛집을 소개하고 제품을 리뷰하는 블로그식 글의 호흡이 나와는 영 맞지 않았다.
누구보다 상업적인 글쓰기(방송)에 최적화되어있는 나인데...
그렇다고 내가 순수 문학해서 노벨상 받을 것도 아닌데...
그동안 도대체 왜 못했을까. (그것이 알고싶다)
폐허가 된 나의 네이버 블로그에는 체험단 리뷰 2건과 맛집 후기 몇 건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에 절대 적으면 안 되는 글' 베스트에 꼽히는 '일상 속 든 생각... 같은 끄적임'의
부끄러운 흔적들이 나를 맞이했다.
일단 블로그 이름부터 바꾸고, 메뉴를 개편했다. ('일상 속 든 생각' 글부터 가장 먼저 삭제)
이 작업은 아주 사소했지만, 나에게는 나름 큰 의미가 있었다.
왜냐하면 내 취향과 캐릭터를 반영한 개편이었기 때문이다. (퍼스널 브랜딩)
이쯤이면 얼추 마음의 준비는 된 것 같고,
구체적인 건 수업시간을 통해 디벨롭시켜 보자구!!
한껏 부풀어올랐던 나의 당찬 포부는 수업 시작과 동시에
와르르르르 무너졌다.
일단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블로그'라는 온라인 빌딩을 '네이버'에 짓지 않는다는 소식이었다.
네?? 그럼 (내 빌딩) 어디에 지어요?
혹시 '워드프레스'라고 들어보셨나요?
'웹호스팅'과 '도메인'은 또 뭔가요...?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만 있는 줄 알았는데...
도대체 이게 다 뭐에요???
[SNS 디지털마케팅 전문가과정] 수업은 '워드프레스'라는 깊은 수렁에 나를 빠뜨렸다.
나는 마치 제3세계 언어를 쓰는 나라에 갑자기 떨어진 이방인 같았다.
하면서도
'이게 맞나...?'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이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했고,
복잡한 마음으로 쇠약해진 체력에 '소고기'와 '장어'를 때려부어도
심폐소생이 되지 않는 날들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