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방송작가, SNS 신입마케터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잘 되는 콘텐츠는 없다'
국민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도 성공 이전에는
시청률 1-2%기록한 '무모한 도전'이라는 암흑기가 있었고,
유튜브 <리뷰야 놀자>(구독자 약70만명)와
김계란의 <피지컬 갤러리>(구독자 약300만명)도
'초창기부터 퀄리티가 지금 같지는 않았다 = 미숙한 상태에서 점점 발전해왔다'
는 강사님의 작은 위로(?)와 함께 긴 연휴 뒤, 첫 수업이 다시 시작되었다.
6일간의 달콤한 휴가가 끝난 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일주일 전에 '프리미어 프로'로 편집하는 방법 배운 거 다 까먹었다. (진심)
(컨트롤 N이 뭐였지? 컨트롤 I가 뭐였지? 이 상태)
친절한 강사님은 그동안 배운 걸 리마인드 해주셨지만,
나는 필기해두었던 지난 수업의 노트를 뒤적거리지 않고서는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우리는 프리미어 프로의 편집 '기술'을 익히는 것과 동시에
'터지는' 숏폼의 기획을 동시에 해내야 했다.
60초 이하의 세로형 영상을 숏폼이라고 한다.
(유튜브 쇼츠 최대3분, 인스타 릴스 최대90초,
틱톡 최대10분까지 가능하지만 15초-30초 사이의 임팩트있는 구성이 핵심)
플랫폼에 따라 권장 비율은 다르지만, 주로 9:16 비율을 사용한다.
숏폼에서는 1080x1920(Full HD 세로형)을 기본으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음악이나 모션이 끊김없이 반복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자동반복, 무한반복 느낌으로)
루프편집을 하는 것이 조회수에 유리하다는 꿀팁도 얻었다.
자, 그동안 잘 배웠지?
이제 마음껏 네 꿈을 펼쳐보렴.
강사님은 나에게 '유튜브'라는 하얀 도화지를 쥐어주며,
뭐든 해볼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주셨지만
난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지?
일주일에 한 편씩 60분, 90분짜리 방송도 만들어 냈던 나인데...
고작 1분짜리 숏폼이 뭐라고...
대본을 쓰고, 자막은 썼지만 편집은 내가 하지 않았으니까.
그래, 내가 직접 편집을 해야하는 상황이 두려운 것 뿐이야.
라고 자기최면을 걸어봤지만,
이 '프리미어 프로'수업의 끝에는
숏폼 영상을 '기획'해서 직접 '편집'까지 해서 '업로드' 하는 과제가 존재했다.
신기한 건, 동기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이걸 며칠 배워서 어떻게 하냐", "난 못하겠다"
이런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마치 동영상 편집을 오래전부터 쭉~~~ 해왔던 사람들처럼... (흑)
나는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로 했다.
우선 우리집 막내아들이자, 나의 사랑스런 반려견 '사니'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사니세상
@sani.world10
사니월드랑 같은 주소를 쓰는 채널이 전 세계에 이렇게 많을 줄이야...
하는 수 없이 사니의 탄생월인 '10'을 영어주소 뒤에 덧붙였다.
개설날짜도 마침, 사니가 처음 우리집에 온 날로부터 딱 100일째 되던 날.
(의도한 것이 아닌데... 이거슨 운명인가)
그렇다면
'사니세상'의 첫 영상을 뭘 올리면 좋을까.
1분 짜리 영상 안에는 과연 뭘 보여줘야 할까...
SNS에는 '챗gpt가 준 대본 그대로 숏폼만들어 올렸더니 조회수가 대박났다'는
글이 차고 넘쳤지만,
난 gpt가 준 대본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는 그토록 두렵고, 자신없었던 '편집'이라는 장애물에 맞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