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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취업할 결심

20년차 방송작가, SNS 신입마케터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by 에코선셋마운틴

[SNS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과정]의 특장점 중 하나는 바로,

주차지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집 앞에 마트를 갈 때도, 코앞에 도서관에 갈 때도 마치 나의 수족처럼 부리던 자동차와 이별하고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마침 봄이 아닌가,

거기에 집 앞에서 센터까지 환승없이 한 번에 가는 버스까지 있는 것이 아니겠나.

(이 정도면 온 우주의 기운이 나를 그곳으로 가라고 떠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오늘은 '집단상담' 전에 센터 근처 사진 스튜디오에 들렀다.


이 멋진 취업지원사업은 우리에게 '이력서 사진 무료촬영'이라는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것도 '이력서 사진 맛집'이라고 소문난 스튜디오에서!

공교롭게도 그곳은 5년 넘게 나와 우리 가족의 증명사진을 담당하고 있는 단골집이었다.

아이들의 증명사진, 여권사진, 나와 남편의 신분증 사진 등이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신분증 확인이 필요한 순간마다 흐린 눈을 하고 봐야, 어렴풋이 본인 맞나 싶은

나의 5년 묵은 증명사진도 이번 기회를 통해 업데이트 완료.


찰칵! 찰칵! 수고하셨습니다.

전문가의 숙련된 작업솜씨덕분에 촬영은 눈 깜짝할새에 끝난다.

셔터 세번 안에 최상의 퀄이 나온다면 믿어지시겠는가.

이곳이 괜히 이력서 사진 맛집이 아니다. (강력추천!)



'집단상담' 두번째 시간은 MBTI 검사!

자가채점이 가능한 시험지에 직접 검사를 하고, 결과를 냈다.

검사할 때 마다 결과가 바뀌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나는 MBTI 검사를 백번천번을 해도 결과는 늘 똑같다. (한결같은 사람이에요...)

*** ENFJ ***

E : (집에 있는 것보다) 밖에 싸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N : 쓸데없는 생각많은

F : 문과감성

J : 계획적인 사람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적어놓으니까 평범해 보이지만,

ENFJ는 전 세계에서 3%밖에 없는 희귀종(?)이라고 한다. (우리반에서도 나 혼자밖에 없었음)

반대로 가장 많은 MBTI는 ISFJ


나의 결과에서 N(직관)과 F(감정)의 수치는 절대불변의 수준이고, (갬성 어쩔...)

한끗차이로 E(외향) -> I 사이에선 젤 시끄러운 애, E 사이에선 젤 조용한 애

계획형인 J지만, 방송작가를 하면서 P에 가까워진 케이스

-> 나의 완벽한(?) 촬영 계획이 틀어지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에... 디테일 보다는 큰 틀만 짜는 편


그 많은 사람을 어떻게 달랑 16가지 분류로 나누냐고 하지만,

이 복잡한 세상에 다양한 휴먼들을 그나마 이 정도라도 분류하고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MBTI는 내 성향과 기질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알고,

자기소개서에 녹이기 위한 밑작업이었다.

단점은 지원서에 쓰라고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절대 쓰지 말 것!

쓰게 될 경우에는 장점같은 단점을 잘 골라 쓰라는 꿀팁도 얻었다.


검사 뒤에는

E-J(외향적이면서 계획적인 사람) / E-P(외향적이면서 즉흥적인 사람)

I-J(내향적이면서 계획적인 사람) / I-P(내향적이면서 즉흥적인 사람)

네 모둠으로 나눠서 '2박 3일 제주도 여행계획을 짜보라'는 미션을 받았다.

신기하게도 MBTI로 분류해서 합격자를 뽑았나 싶을 정도로 공평하게 4개 모둠으로 나뉘어졌다.

(밸런스 굿)


모둠활동을 하면서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 발표를 시키면 무조건 E가 먼저 손들고 나선다

- J는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등, 비교적 디테일한 여행계획을 짠다

- P는 되도록 러프하게! '가능하면 소화하고, 아니면 휴식'처럼, 일정사이에 숨쉴 곳이 존재한다



지난 시간에 '별칭 짓기'가 자기소개를 위한 미끼였다면,

MBTI의 장점/단점 키워드는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한 미끼였다.


그 다음시간, 우리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함께 1:1 모의면접을 실습했다.

실제 면접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모두 열의를 불태웠다.


본격적인 교육을 받기도 전에 이미 내 손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들려있었다.

이건 마치 남들보다 앞선 출발선상에 선, 취업계의 '금수저'가 된 느낌.


불과 열흘전만 해도 계획에도 없었던, 취업할 결심이 굳건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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