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 개강식과 축하파티

20년차 방송작가, SNS 신입마케터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by 에코선셋마운틴

집단상담이 종료된 목요일과 개강이 예정되어 있는 차주 월요일 사이에는

금,토,일 단, 3일의 시간이 있었는데,

마침 한 달 전부터 이미 계획된 2박 3일의 강원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마치 새로운 출발을 앞둔 나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물하기라도 하듯...


앞으로 3개월 동안 주5일X하루4시간 = 총 220시간의 수업을 강행해야하는 나를 위해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귀여운 강아지들로 실컷 충전을 하고 돌아왔다.

물론, 이상기온으로 3월과는 어울리지 않는,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평창에서 실컷 맞고오긴 했지만...


면접 당시, 예정된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면접관분들께서 철저하게 하셨는데

난 2월에 미리 잡아놓은 '여름휴가'마저 딱 종강 다음주!! (타이밍 무엇)

이쯤이면 못 할... 아니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D-day!! 드디어 개강식 당일,

[SNS 디지털마케팅 전문가 과정]의 본 수업은

집단상담이 진행됐던 강의실이 아닌, 컴퓨터실에서 진행되었다.

역시 난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개강 축하선물로, 디자인과 영상편집에 관한 교재 두 권과

<WISH DREAM> 다이어리를 선물로 받았다.

그냥 일반 다이어리가 아니라, 비전과 인사이트를 가지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질문들이 가득 담긴 그런 다이어리였다.

마음에 쏙 들었다.


but, 우리 담당자님들은 뭐 하나 허투루 준비하시는 법이 없다.

<WISH DREAM> 다이어리에 있는

6개월 후 / 1년 후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적어보고, 그 내용을 포함해 자기소개 하기!


면접집단상담에 이어 세번째 자기소개가 진행되었다.

(이것은 우리를 자기소개의 달인으로 만들기 위한 교육담당자님들의 빅픽처인가)


6개월 후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라...

구체적으로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나, 창업 아이템을 생각해오신 분들도 있었지만

나에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적었다.

6개월 후 나는... (취업이던 창업이던) 내가 원하는 분야의 일을 '시작'은 할 것!

1년 후 나는... 내가 시작한 분야에서 단 하나라도 '성과'를 만들 것!

여기서 성과라 함은 '구독자수'나 '조회수'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고...



그 다음, 강사님이 오시고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에...


첫 수업의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 창업의 이해 : 창업이란 무엇인가

- 창업의 구성요소, 기업가 정신, 디자인 띵킹... 등등


엥?

'사랑의 이해'라는 드라마를 본 적은 있어도 '창업의 이해'는 처음 들어본다.

대학교 교양수업 때 '희곡의 3대 요소'가 해설, 대사, 지문이라는 것을 배워본 적은 있어도

'창업의 구성요소'는 전혀 예측을 못하겠다.

자기, 위기. 영학과 학생이 된 것 같은...

의기양양하게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나 과연 졸지않고 이 수업 잘 들을 수 있을까?


이 긴 터널을 통과해야만, 나는 작가출신 마케터로 바로 설 수 있는 것인가...


설상가상으로 수업 말미에는 과제제출의 시간도 있었다.

(집에가서 제출하는 것도 아닌, 내일까지 해오는 것도 아닌, 그 자리에서 바로 제출이다, 심지어!)


[과제 - 창업자에게는 마케팅적 사고가, 마케팅에게는 기업가적 사고가 왜 필요한지 생각해 보세요]


나는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아무말 대잔치에 개똥철학을 콜라보레이션해서 과제제출 버튼을 꾹 눌렀다!

(뭐라고 썼는지 기억도 안난다... 제출한 내 답변은 내가 다시 확인할 수 없다

아니, 확인할 수 있는데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일수도 있지만...)



첫 수업이 끝나고, 나는 축하파티를 준비했다.

수업 꼴랑 하루 들어놓고... 설마 개강 자축파티?


놉! 내가 사랑하는 작가선배의 생일파티다.

봄이니까 딸기와 생크림이 듬뿍 들어간 케이크를 준비하고,

생일선물은 미리 보냈으니 축하카드를 쓰고...


'두부세모' 박호님이 운영하시는 레스토랑에서

관자요리와 타르타르, 트러플 파스타에 와인을 마시는데, 너무 맛있어서 눈 앞에 별이 떠다녔다.

웃고... 떠들고...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


KBS <홍김동전>을 넷플릭스 <도라이버>로 부활시킨 최 작가님

TV조선 <퍼펙트라이프>와 5년째 동고동락중이신 이 작가님

나는 친애하는 나의 작가언니들 앞에서 나의 '새로운 출발'을 선포했다.

그리고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레스토랑의 영업이 끝났다.

오너가 우리를 위해서 영업시간을 두 시간이나 연장해주셨지만, 우린 그것도 모자라

자정이 넘은 시각, 2차를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했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내일 아침 아홉시 반 수업인데???

keyword
작가의 이전글4. 취업할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