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방송작가, SNS 신입마케터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자료면 자료, 아이디어면 아이디어
뭐든 주문만 하면 척척! 챗gpt씨는 적절하게 나의 비위까지도 잘 맞춰가며(a.k.a.아첨)
<사니월드> 브랜드의 한 줄 소개와 미션과, 비전과 핵심 가치와
브랜드 키워드, 톤앤매너, 슬로건, SNS 채널전략과 콘텐츠 캘린더까지 내 앞에 뚝딱 내놓았다.
월요일에는 인스타그램에 산이와 함께한 주말 브런치 코스 릴스를 올리고
화요일에는 블로그에 반려견 산책 필수템을 리뷰하고
수요일에는 유튜브에 산이의 하루 브이로그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고
목요일에는 틱톡에 유행 음악에 맞춘 산이의 댄스 리액션
금요일에는 "기다려~" 훈련 챌린지나 펫티켓 교육 영상을 업로드하는
일주일...
(사실 주5일이 아니라 주말까지 7일 꽉꽉 하루 2-3개의 업무를 나에게 던져줬지만,
나는 '워라벨'을 중시하는 인간이기에 주말캘린더는 과감히 생략하기로 한다.)
<사니월드>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완벽한 스케줄은 챗gpt가 다 짜줬으니
이대로만 실행한다면...
금방이라도 유튜브 실버버튼과 골드버튼의 주인공이 될 것 같은 헛된 희망에 부풀어올랐다.
잠시나마 산이와 함께 '메가 인플루언서'로 등극하는 행복한 삶을 상상해본다.
출근따윈 집어치우고, 산이와 함께 모히토에서 몰디브 한 잔 하며
'반려견과 함께하면 좋은 휴양지 BEST 3' 따위를 업로드하는 삶...
나의 훌륭한 막내작가 챗gpt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각 주제별로 해시태그, 사진 스타일 가이드, 콘텐츠 제작 포맷까지도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나에게 덤벼왔다.
마치 완벽주의자라 뭐든 시작이 어려운 내 캐릭터를 간파하고 있기라도 한 듯...
다음! 또 그 다음 스텝으로 끊임없이 멱살잡이하며 나를 이끌었다.
챗gpt를 통해 든든한 막내작가를 얻었다면,
이번에는 방송작가에서 SNS 마케터로 업종 전환의 기로에 서 있는 나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히로인이 나타났다.
바로, 관점디자인연구소 대표이자 긍정심리학 강점코치인 김모니카 강사님.
[SNS 디지털마케팅 전문가과정]의 직무소양교육 중 하나였는데,
이론 수업과 전문적인 실습에 지쳐 있던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이었다고나 할까.
책 <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이기도 한 김모니카 강사님은
퀴즈 - '내 이름이 세 글자인 이유'를 시작으로, 자신의 인생을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스토리텔링하면서 수업 초반부터 몰입도를 확 증폭시켰다.
2025년 취업트렌드도 짚어주셨는데
- 요즘 이력서에서 '학력'은 '성실'의 지표일 뿐이라는 것
- 무조건 '사회성'이 좋아야 유리하다기보다는 나와 코드가 맞는 조직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
(일명 '컬쳐핏', 나와 안 맞는 회사에 나를 맞추기 위한 '억텐' 금지)
- 자기소개서 보다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고, 거기엔 래퍼런스 체크와 동시에
모든 것을 시각화해서 집어넣어야 한다는 것
- 요즘에는 1급 자격증 1개 보다 2-3급 자격증 여러 개가 좋다는 것
여러 개의 전문성을 융합해서 취업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 최근 그린 잡, 환경 관련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환경 관련(ESG) 자격증을 따 두면
유용할 것이라는 꿀팁도 주셨다.
작가생활을 20년이나 하는 동안 취득한 자격증이라고는 운전면허 자격증 달랑 하나뿐인
나 자신이 반성되면서
또 한 번 나의 한 우물 인생이 틀렸다 아니, 결코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혹시 스티브 잡스의 '커넥팅 더 닷츠(connecting the dots)' 연설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것, 관심있는 것, 잘하는 것에 점을 계속 찍어놓으면...
그 점들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지 연결된다는 것!
그리고 인생의 찬스가 왔을 때 과감해져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시면서,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호주유학을 다녀왔지만
출산과 육아때문에 취업 대신 영어 과외선생님을 선택했던 시절
대학교수 자리가 급하게 나서 장롱면허를 쥐고 500만원짜리 중고차를 구입해서
고속도로로 출퇴근을 하셨다는 이야기도 해 주셨는데, (그 이후로 본격 '대학교수님'으로 등극!)
정말 이 분은 지금까지 어디 있다가 이제 내 앞에 나타났나...
어쩜 이렇게 내가 좋아하고,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만 쏙쏙 골라서 해 주실까...
이거슨 운명의 데스티니인가...
태어나서부터라고 하면 오바고, 적어도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하면 나답게 살 수 있는지...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은 무엇일까...
이런 것들은 늘 내 머릿 속에 자리잡고 있는 키워드들이었다.
덕분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점을 백만개 쯤 찍을 수 있다.
인생의 찬스 앞에서 누구보다 과감하다.
하지만 때로는 도무지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잘 모르겠을 때도 있었고
인생의 찬스 앞에서 이게 맞는지, 정말 가도 괜찮겠는지 머뭇거리는 순간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강점코치 김모니카 강사님이 세상에서 제일 잘 하는 분야!
나의 강점을 알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띄우며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