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살던 대로 시작하는 26년 첫 날
언제부터인가 새해 첫날이 특별하지 않게 되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1년 365일 중 하루일 뿐, 오늘 다짐하는게 무슨 의미일까? 늙어서 그런것인가?
특별한 것보다 하루 하루 꾸준하게 했던 좋은 행동을 이어가고 1년 365일 중 삶에 지칠 때 그 시점에서 또 다른 다짐과 의미를 찾아보는건 어떨까?
매년 연말 가족들과 부산을 갔고,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고 해운대로 쏟아지는 좀비들의 행렬에 따라 일출을 보는게 일상이었는데,
어느 날 부터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 가족들만 나갔다 왔던 것 같다.
내가 기가막힌 일출을 본건 3월 어느날 와이프와 둘이서 고성에 갔을 때 본 일출이었다.
그 일출을 보고 딱히 새해 일출을 보는게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일출에서 더 잘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렇다. 새해 첫날 난리치는 것보다 여느때와 같은 똑같은 하루를 시작하고 1년 365일 살면서 의미를 찾아보는게 좋겠다.
난 26년 첫 날인 오늘 회사를 가지 않는 날임에도 평일과 같이 시간에 읽어났고
매 주말, 휴일 때와 같이 동네 스타벅스에서 책을 읽고 있다. 나에게는 의미있는 시간이다. 온전히 나와 책이 소통하는 시간이다.
아침에 잠깐 동네 인근 일출명소를 검색해 볼까 했는데, 뭔가 새로운 다짐과 시작을 하는 의지를 불태우는 것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상황과 회사에 그리고 가족에게 충실하는 것, 새로운 것보다 어떤 시작보다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유지하는 정도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근데 왜 뜬금없는 나르시시스즘 타령을 한것일까?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정신분석학 용어로, 자신의 외모, 능력, 중요성 등에 대해 지나치게 뛰어나다고 믿고 자신에게 도취되거나 사랑하는 자기중심적인 성격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나르시시즘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Narcissus)'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르키소스는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게 되는데, 이 이야기에서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는 현상을 나르시시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머리 숱도 없는 중년 아저씨에 원래 못생겨서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어릴 적 다짐했던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기는 하나,
아무튼 이런 유래가 있다고 한다.
나르시시즘의 특징은 나르키소스가 자신의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겠되는 상황에 비춰 단순히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을 특별하고 우월하게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더 대단한 존재라고 믿는 과장된 자기 중요성의 특징이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타인으로부터 끊임 없이 칭찬과 인정을 받으려고 하고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하는 인정욕구,
타인의 감정이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감 능력 부족, 자신이 특별하기 때문에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특권 의식,
과도한 자존심과 취약성으로 겉으로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비판이나 작은 거절에도 쉽게 상처받고 분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이러다 분노조절장애 발생하는 듯)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조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내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기 바란다,
내가 26년 첫 날 새로운 시작과 의미 보다는 이런 경향이 없었는지 반성해 보는 하루가 되려고 한다.
그랬다. 요 최근 몇년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별 의미없이 건조하게 새해를 보내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오늘은 25년을 돌아보고 있다.
나르시시즘을 이야기 한 이유는 나는 23년간의 대기업 생활을 끝내고 중소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리고 25년 작년 한해를 온전하게 중소기업을 다녀봤다.
올해도 다닐 것이고 스톡옵션을 행사하게 될 27년도 다닐 것이고 아마도 이 회사를 계속 다닐 것 같기는 하다. 상장 논리에 이직하기는 했지만 나름 지금까지는 괜찮다.
혹시 내가 그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르시시즘의 특징 중 무엇이라도 가지고 있던 건 아닐지 생각해 보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다 중소기업을 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좋은 대학의 배경, 더 큰 사업을 해본 경험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함께 하는 동료보다
내가 더 우월하다고 생각한건 아닌지, 내가 한 일에 대해 기존과는 다를 것이다고라고 스스포 판단하고 인정을 받고 있다고 오해했던건 아닌지, 공감 능력이 아예 없었던건 아닌지,
성찰해 봐야겠다.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어떤 상황에서는 내가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겸손해 져야 겠다고 다짐한다. 겸손함은 열린 마음을 가져온다고 한다.
근데 이 생각을 하게 된건 솔직히 작년 여름 지나고 회사에 합류한 A 임원 때문이기는 하다.
좀 꼴같지 않다는 천박함이 느껴졌기 때문인데, A 임원이 대기업 출신도 아닌데 상장 작업을 전 회사에서 해봤다는 이유로 나르시시슴을 특징을 보여주는데 짜증이 났던 것이다.
지금 우리 회사보다 더 안좋은 상황인 것 같은데 아이템이 좋아 기술특례로 가려고 했던 것 같은데 (우리는 일반상장) 지금은 상장은 커녕 구조조정 중이고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다.
사실 나 아는 회사이고 이 회사가 어떤지는 진작부터 알고 있어서 A 임원이 대단하게 이야기해도 그런 대단단 이야기가 참 이렇게 까지 설명해야 하나 측은하기 까지 했다.
내가 A 임원이 대기업 출신도 아닌데 저런 꼬라지가 더 싫었던것이면 내 잘못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는 것인데 나 역시 대기업 출신이라고 그런건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해야겠다.
그리고 A 임원이 내 방에 자주 오니 어딘가에 “겸손함은 열린 마음을 가져온다” 문구를 붙여 둬야 겠다.
그 전에 내가 진정 26년부터 그리고 살면서 평생 겸손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