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입원 10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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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당주민

6시에 10시간 공복 채혈로 하루 시작. + 혈장교환 전 검사 5통

여전히 7시에 맞은편 아저씨의 TV가 켜지고 몸무게 측정이 이루어지고 곧 아침이 오겠지.


아침 1/2 먹고, 커피 한잔하고, 증류수 100cc에 아침 약 복용. 혈압 136 / 84


대변 검사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다녀왔고,

채취 중 딱딱함이 느껴져 혹시나 내부출혈이 있었는지

걱정했는데 간호샘이 차트를 보더니 입원 후 헤모글로빈 수치가 매번 정상이니 걱정 말라고 한다.

수치가 정상이어서 조혈제도 안쓰고 있다고.


CBS 라디오에서 “You light up my life”가 나온다.

41살에 낳은 소중한 아이가 내일 수능을 본다며 떨리는 마음에 신청한 노래라고 한다.

노래 제목이 머리 속에 계속 떠오르며 병실 복귀.


옆에 아저씨는 당뇨, 신장 다 안좋아 먹을게 없다고 한다.

조절을 해야 한다고.

당뇨든 신부전이던 아메리카노는 괜찮다고 한다. 잠깐 주치의와 대화 청취 중.

당뇨에 투석까지 해야 할 상황인데,

투석까지 고려할 정도인데 신장내과를 안다녔다는게 신기할 뿐.


마지막 혈장교환 오전 예정이고, 가는 길에 심전도 검사 예정.


마지막 혈장교환 중이다.

지금은 12시 20분. 종료까지 약 40분 남은 시점.


어제 저녁부터 정신없어도 그냥 이해하자 했는데

방금 아무런 통보도 없다가 지금부터 금식입니다 하는데 짜증이 났다.

아침도 입맛도 없고 해서 1/2만 먹었고 점심 좀 먹고 남은 카스테라 먹고

외과병동 가야겠다 했는데 혈장교환 중에 통보는 좀 아니지 않나?


점심은 병원에서 알아서 취소했다고 하니 밥은 당연 없을 것이고 카스테라 한쪽이라도 협상해 봐야겠다.


수술은 처음하는 것도 아닐텐데 일정을 미리 미리 공지해 주면 안될까?

내가 알아보고 미리 숙지하고 왔어야 하는 건가? 내가 잘 못한걸까?


혈장교환 끝나고 병동으로 이동해서 정신없이 짐을 정리하고

약을 먹고, 채혈을 하고 (오른팔에서 피가 안나와 왼팔로 이동), 설명 듣고,

짐 정리하고, 설명 듣고, 1인실 상급병실 신청 확인 서명하고,

2동 7층으로 이동하는데, 엘리베이터를 2번이나 못타고 짐을 너무 무겁고.

외과병동으로 왔더니 갑자기 어지럽고,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더라.


외과병동에서 또 정신없이 약먹고, 설명듣고, 동의하고. 소변 받는거 알려주고

대장내시경 약 먹고 증류수 1.5리터 마시고 4시에 바로 손,피부살균소독제 샤워하고, 거즈로 닦아내고,

내가 가져온 혈압계, 체중계, 체온계 가져가서 소독하고, 압박 스타킹 받고 설명 듣고,

뭐 또 입원설명, 전신마취 설명 듣고 화장실 왔다 갔다 하다가 다시 6시 살균소독제 샤워하고,

이제 7시 수술용 굵은 바늘로 왼팔에 혈관을 잡고 수액이 달렸다.


정신도 없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

잠깐 환자복 입고 내 병실에 들린 와이프를 보니 지금이라도 하지 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답답해서 무슨 말만 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9시 30분 관장 민망하게 간호샘이 넣어주고 감.

혼자해 보려고 했는데.


10시에 면억억제제와 좌약 투입.


잠이 안온다.

안오는게 정상이겠지. 11일째 병원생활인데 아직도 적응을 못 한 건지 몸이 안하려고 하는건지.


혼자만의 병실은 적막감이 가득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다,

회사 출근하고 아침에 팀원들과 매번 마시던 커피 마시고 싶다,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싶다,

와이프와 저녁에 늘 다니는 산책길을 걷고 싶다,

두 딸들이랑 앉아서 수다덜고 싶다,

자기 전 포근한 이불 속에서 책을 읽고 싶다.


그냥 일상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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