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입원 11일차
수술실로...수술실 29호

by 분당주민

수술 날 아침, 아내와 잠깐 통화하고 이 닦고 압박스타킹 신고 준비 완료.

7시 30분에 이송팀이 왔고 베드에 실려 3층 수술실로 내려갔다.


수술실 29, 내가 수술할 곳이다.

수술실 들어가며 번호를 확인한 건 일지의 제목으로 해야겠다

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개인 정보 확인하고, 수술실 침대로 옮겼다.

수술실은 춥고 차갑다고 알고 있는데 오히려 밝고 포근한 느낌이었다. 추울까 걱정했는데.


수술실 침대로 옮기고 안정제 주사가 놔졌다. 좀 미리 놔주지.

이후 안정이고 뭐고 할 것이 잠드는데 까지 2분도 안걸린 듯. 안정도 되기 전에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간호샘 2분이 분주하게 준비하더니

갑자기 마취과 선생이 호홉기에 숨 쉬어보라고 하더니 왼팔 혈관 잡은 곳이 뻐근하더니 끝.


환자분, 환자분 목소리를 듣고 깼는데 시간이 뭐 얼마나 지난지는 모르겠고.

회복실에서 와이프님이 옆에 이미 와 있었고,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안정이 되었다.


와이프님이 아파하니 당연 마음이 안 좋았고 내가 아픈다는 말을 하면 안되겠구나

마음을 잡았는데 아픈건 아픈거다. 수술부위 보다 소변줄 고통이 말도 못했다.

(요도가 작은 사람이 특히 아프다고 하던데 내가 요도가 작은 건가?)

이건 말을 안할 수 없었다.

잘 못 삽입된 줄 알고 다시 재 삽입을 요청했는데 안된단다.

그렇게 있다 회복 후 와이프님이 먼저 병실로 이동하였다.


와이프님이 먼저 올라가고 간호샘에게 입에 물 수 있는 거즈를 요청했다.

거즈를 악 물고 버티기로 했다.

중간에 잠깐 잠들었다 혼났다. 위험하다고.

구토가 몰려오고 머리가 깨지 듯 아프고 이 현상이 좀 시간이 지나니 호홉도 힘들었는데

간호샘이 다 정상이라도 이제 병동에 가자고 한다.


오히려 병동 와서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살을 보니 통증도 고통도 줄어든 느낌.

후기에서 병실 침상으로 이동할 때 죽을 것 같다고 하는데 난 그냥 스르륵 잘 옮겨졌다.

이송팀 직원의 고급 스킬인가?


간호사들이 분주하다. 정신없이 수액 등 들어가는 약 정리하고 추가 투여하고.

그 와중에 다시 아프다. 특히 소변줄 고통은 말도 할 수가 없다.

주치의가 요도가 작은 사람들이 아플 수 있다고 적응되면 괜찮아 진다고 하며

소변량이 아주 좋다고 이상적이라고 좋아한다. 나도 같이 좋아해야 할 분위기 같아 맞장구를 쳤다.


새벽에 수술동의서 받으러 왔던 그 여자 주치의 선생인데,

가장 최악의 케이스로 기억되는 건,

개복 다 하고 신장까지 혈관에 다 붙였는데 갑자기 신장 색깔이 변하면서 신장이 죽는다 설명이었다.

그 무시 무시한 설명을 해주고 간 주치의가 소변량을 보고 좋아하니 흐믓하다.

무엇보다 중환자실로 안가고 병동으로 바로 올라왔고 피통이 없는 걸보니 봉합도 잘된 것 같다.


병실에 와서 어느 정도 정리되고 혼자 방치 되었을 때 간병인 아주머니가 계셨다는걸 알게 되었다.

맞다. 이 분 12시까지 병실로 와 계신다고 했는데 이제 기억이 났다.

아주머님은 분당서울대병원에 상주 하시면서 간병 업무를 하고 계신다고 한다.

4시까지는 잠을 자지 말라고 해서 참았는데 막상 4시가 되어 잠을 청하니 아파서 잠을 못자겠다.

이 분의 현재까지의 중요한 역할은 소변양 측정, 측정 후 소변봉투로 이동시키기 정도.


통증이 죽을만큼은 아닌데 잠을 계속 못자고 있다. 10~20분 정도 자고 깬다.

무통주사 눌러볼까 말까 하다가 버티다 1번 눌러보고 그때 잠깐 효과가 있는지 잠깐 자고 깨고.

간호샘이 1시간에 2번씩은 들어온다.

피 뽑고, 혈당검사하면 잠을 잘 수 없고 계속 소변양 확인, 중간 중간 항생제 등 주사 넣어주고 가고.

밤새 이럴 것 같다.


난 이런 큰 수술은 처음이고, (전신마취 해본건 5월 이비인후과에서 염증제거 등 수술정도, 개복 아님)

수술만 생각하면 맥박이 빨라지고 숨도 차고 정신과에 가볼까 생각도 해봤고,

안정제 복용할까도 생각해 보고 병원에서 도망가는 상상도 해봤는데 벌써 수술 끝나고 하루가 가고 있네.


고생한 와이프님,

와이프님 생각하면 마음이 계속 무겁고, 미안하고 그런 생각만 하고 누워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