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했으니 아프고 불편한건 뭐 당연한 건데,
아직까지 담당, 주치의가 어두운 얼굴을 하고 병실을 오지는 않았다.
좋은 상황이라 생각하고
약도 잘 먹고 있고, 소변량도 적당하다고 하고, 밥도 못 넘기는 상황도 아니고, 운동도 하고
아직까지는 다행이다.
그리고 외과병동 온 이후 첫 식사를 받았다.
오늘은 아침에 죽과 미역국, 나물 2종, 메추리알 조림이 나왔다.
수술 전날은 무거운 마음에, 수술 당일 날은 아파서,
그리고 어제는 뭐가 그리 민감한지 3일 연속 잠을 못자고 있다.
어제는 10시 면역억제제 먹고 난 후 11시 자기 전 수면제 요청을 했고,
의사 물어보고 처방한다고 1시간, 그리고 약국에서 병동까지 올라오는 컨베어벨트 고장으로 2시간,
약을 받고 보니까 새벽 2시가 넘었더라.
약을 먹으면 푹 잘 줄 알았는데 간호샘이 1시간에 1번 또는 2번 오시니 그때마다 깼다.
새벽에 간호샘이 못잔 걸 아는지 오늘 12시 부터는 시간 관리 안한다고.
그리고 맞는 수액양도 줄었으니 붓기도 빠지기 시작할 거라고 한다.
수액을 엄청 맞고 물도 1일 2리터씩 마시고 있어 몸이 아주 물에 푹 적셔져 있는 느낌이다.
물론 몸무게도 입원 당시 68kg였는데 지금 75kg수준이니 몸이 아주 땡땡하다.
그리고 6시 30분에 일어나 채혈하고 소변 검사하고 약먹고 하다보니 아침식사가 나왔다.
오늘은 그래도 간호샘이 물어본 방구가 새벽에 나왔다.
이후 배가 좀 아파서 힘을 줘서 빼려다 수술 부위가 넘 아파서 포기.
그리고 스스로 허리를 굽혀 폼 클린징으로 세수를 하고
간병인의 도움으로 머리도 감고, 일회용 티슈로 몸도 구석 구석 씻고 나니 개운하다.
주말이라 이불, 시트도 갈았다.
근데 와이프님은 계속 아프다고 한다. 아침도 못 먹은 것 같다. 밤새 아파서 잠도 못잤다고 한다.
마음이 무거워 지기 시작한다. 내가 어찌 어찌 가보면 좋겠는데 병실 밖을 못나가니 답답하기만 하다.
오늘 새벽, 아침에 한 피, 소변 검사 결과가 나왔다.
어제보다 또 많이 좋아졌다.
오늘 회진 온 의사는 어제, 오늘 수치가 확 좋아졌는데 이제는 천천히 수치가 좋아진다고 한다.
Creatinine 1.45 (정상범위 0.7 ~ 1.4)
어제 2.16에서 많이 좋아졌다.
BUN 14mg/dl 이며 (정상범위 10~26) 어제 18에서 좀 더 좋아졌다.
사구체여과율 (GFR)은 거의 60으로 어제 40에서 많이 좋아졌다.
이 수치는 내가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와서 처음 신장검사한 수치와 유사해 보인다.
그때가 둘째 임신했던 해이고 (2009년), 이제 13년 전 수치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입원해 있는 동안은 더 좋아지겠지만.
공여자이며 13년 전의 수치를 안겨주신 와이프님께서 병실에 와주셨다.
지금으로 봐서는 내가 컨디션이 더 좋아 내가 병실로 찾아 뵈면 좋은데 내가 병실 밖 외출이 봉쇄된 상태다.
옆에 앉아 있는데 고마운 마음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복잡하게 머리 속을 맴돌았다.
이런 경우 말이 입에서 잘 떨어지지 않게 된다.
어제 저녁에도 많이 아팠고 오늘 오전에 진통제 맞고 잠 좀 자고 조금 괜찮아 진 것 같다고 했다.
수술실에서 달고 나온 진통제 계속 리필하면서 썼으면 좋았을 것을.
공여자가 더 아픈 상황은 공평하지 않다.
와이프님께서 다녀 가신 이후 1시간 푹 잤다.
솔직히 더 자고 싶은 마음인데 1시간 이상은 못자는 것이 간호샘 교대 시간에 딱 걸려
일어나서 혈압, 온도 측정하고 공 불어보자고 하셔서 이거저거 하다보니 잠을 깨버렸다.
난 수술실에서 달고 나온 진통제 아직 쓰고 있다.
간호샘이랑은 리필없이 필요하면 진통제 맞는걸로 합의.
인터넷에서 글을 보고 있는데 투석없이 바로 이식으로 진행한 케이스도 많은 것 같다.
이식 후 10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투석하는 사람이 말하기를
투석없이 이식을 하다 보니 신장의 소중함을 몰랐다고 한 글을 봤다.
모르지는 않았겠지.
난 약 6개월 간 투석을 하고, 물론 나도 투석없이 이식을 계획했으나,
4월 말에 큰 이벤트가 있어 결국 투석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투석한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던 같다.
투석으로 인한 낭비되는 시간 ㅜㅜ 이 많이 아깝기는 했어도.
신장이식으로
인생에서 더 많이 벌은 시간을 어떻게 의미있고 소중하게 쓸지 고민해 본다.
주렁주렁 달렸던 수액, 영양제, 진통제 수량이 1/2로 줄었다.
진통제는 더 안맞고 뻇다.
어제 저녁 수면제 새벽 2시 넘어서 가져다 줘 미안해하는 간호샘이 오늘도 필요한지 묻는다.
오늘도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드렸는데, 오늘 자정에 모든 수액이 제거된다고 한다.
그러면 간호사들이 한 시간에 2번씩 들어올 일이 없고 소변도 주간만 보니 잠을 잘 잘 수 있다고.
좋은 소식이다. 좀 더 가볍게 있을 수 있다. 소변줄만 남는다. 소변줄은 월요일까지 할 듯.
잠도 잠이고 이제 환자복 (상위) 갈아 입을 수 있다.
수술 후 2일이 지났고 아픈 것 말고 특이사항 없다가
늦은 저녁 이상하게 불편해서 확인해 보니 고환이 엄청나게 커진 것을 발견했다.
이건 뭐 말도 안되는 크기가 되어 있길래 간호샘 호출하고 설명 드렸더니
수액이 많이 들어가면서 불균형이 생겨 발생한 것 같은데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사진을 찍어갔고 다시 병실로 와서 비뇨의학과 의뢰해 놨다고.
금방 비뇨의학과 선생이 병실로 왔고, 진짜 빨리 왔다,
별 일 또 아니라고 한다.
근데 좀 오래간다고. 1달이 될 수도 있고 3개월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삼각 속옷 좀 작은 사이즈로 입고 있으라고 한다.
간병인 통해 편의점에서 우선 하나 사기는 했는데,
이게 소변줄, 수술부위에 걸려서 좀 입고 있기가 힘들다.
결국 새벽에 속옷을 벗었다.
수술부위와 속옷이 계속 부딪히며 통증이 장난 아니었다.
소변줄과 수술 부위로 속옷을 위로 당겨 입을 수 없어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