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의 딸로 태어나 힘들게 살아온 딸이 아버지죽음을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을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잘 그려낸 책.
그리고 그 안에 한국 현대사가 함축되어 있다.
죽어서 얻은 평화, 이념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연출하는 장례식장의 평화로움.
나도 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 이 말을 받아들이면 세상이 아름다울까?
그리고 이를 표현한 본문 내용들.
평생 군인으로 교련 선생으로 그리고 조선일보 애독자로 살아온 박선생 같이 이와 빨치산 동료들은 아버지 외의 어떤 접점도 없었다. 그 시절에 서로 총을 겨눈 사이였다. 아버지와 오래 마음을 주고 받으며 지낸 사람들 사이에도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축소판을 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민족이고 사상이고 인심만 안 잃으면 난세에도 목심은 부지하는 것이여... 빨갱이라도 고향에 살 수 있다는 의미인 듯 했다.
사람이니까 실수를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 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한다는 것. 한 때 적이었던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잘 어울리는 아버지와 구례 사람들의 이유
#아버지의해방일지 #정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