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친구 하자
"어머!" 나 흰머리 났어~~~!!
"봐봐! 얘들아 엄마 흰머리 났어!"
"니들이 속 썩여서 그래! "
"나 늙었나 봐..."
한바탕 난리를 친 후 내 나이 또래보다 엄청
일찍 난 흰머리에 우울하다
염색을 생각하게 된다
아가씨 때 빼고는 패션 멋 내기 염색을 안 한 지
오래다
이리저리 검색을 한 후 흰머리 퍼프를 사야겠다
흑채가 아니면 된 거 아닌가?
요즘 젊음 애들도 헤어라인을 잡는다고
헤어 쿠션을 많이 사용한다는데
올리브영엔 이미 품절된 지 오래다
그럼 흰머리 난 부위에 마스카라처럼 생긴 걸로
쓱쓱 바르는 헤어 마스카라를 사야겠다
오! 있다 있어 7천 원 돈을 들여 샀으니 당장
써봐야겠다
앞머리에 하얗게 군락을 이뤄 올라오는
부위에 바르니 감쪽같다
이런 신기방기한 물건이 다 있나 하면서 다시
젊어진 듯 기분이 좋아지며 무의식에
머리를 손으로 넘기니!
뭐야 손에 검은 물이 그대로 묻어난다
잘 말릴 때까지 손대지 말아야 하는 거구나
예전 티브이 프로에서 탤런트 이의정 씨가 흰머리를
짧게 자르다 보면 알아서 안 난다고 하더라
손톱 가위를 가져와 잘라나간다
정말 감쪽같은데? 좋아하며 잘린 희 머리가
자라나는 주기별로 계속 자른다
자르다 보니 점점 개수가 늘어나고 팔이 아파서
못해먹겠다
두피가 약해서 안 그래도 탈모 걱정도 하고 있는데
이건뭐 산 넘어 산이로구나
"흰머리라도 머리숱만 있으면 되지
뭘 남신경 쓰고 그래"
"남자하고 여자 하고 같아?"
흰머리가 부부싸움으로 번질 판이다
한번 염색하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니 망설여진다
최대한 미루자 생각하고 외모를 바꿀 생각 말고
내 마음을 바꾸자 하여 마인드 컨트롤을 수도 없이한다
이젠 잘려나간 흰머리가 제법 자랐고 보이기도
더욱 잘 보인다
출근을 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는 족족 흰머리 이야기를 한다
빨리 흰머리와 친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