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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을 응원한다

by 올리

요즘 뉴스 보기 정말 힘들다.

지난 12월 초의 그 사건과 그 이후 일들 때문이다.

그 때는 하도 어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해프닝처럼 생각했는데,

그 뒷정리가 한 없이 지지부진해 져서 내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나는 이 사건 나고 나서,

저들 부부가 헬기든 뭐든 비행기 불러서 일본으로 떠날 줄 알았다.

그런데 왜 우물쭈물해 가지고서리..


요즘 뉴스엔 '국격이 어떻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원 참.

아니 절차와 규칙, 법 따위를 무시하면서,

어느 부잣집 늙은 할배의 60살에 얻은 덜 떨어진 돼지같은 망나니 아들이 하는 짓마냥,

안방에 꼭꼭 들어앉아서는 쫄개들더러 '나를 지켜내라' 하는 꼴은,

아주 국격을 왕창 높이는가 보다.


이 와중에 나는 이승환이라는 가수를 새로 알게 되었다.

난 이승환, 이승철, 신승훈... 비슷한 분위기의 세 가수, 나와 함께 나이 들었을 그들을 정말 잘 모른다.

그들 노래는 들으면 알겠지만 내게는 그닥 어필되지 않았던 것.

내게는 큰 관심이 생기지 않던 그들이었지만, 여성팬들이 아주 많은 전설적인 인물들인 것쯤은 안다.


이승환.

나는 그가 배우 채림과 결혼했었던 이력도 알고 있다. (이것은 순전히 채림에 대한 관심 덕분)

그것도 아주 오래 전 일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이승환 그가 40대일 것으로 생각했다.

왜? 그렇게 보이니까.

그런데 이번에 그의 나이를 알고는 깜짝 놀랐다. 고작 나보다 세살 어린 사람이라니!


며칠 전에 우리 집에서 몇 몇 후배들과 모여 점심을 먹었는데, 그들 나이가 보통 60살 전후였다.

딱 나보다 1-3살 정도 어린 친구들. 그런데 그들과의 대화 주제는 거의 '어디가 아프다, 저기가 불편하다' 같은 온통 '늙어가는 몸땡이' 이야기였다.

'어머, 나 그거 몇 년 전에 그랬는데.' '내가 그래, 지금 내가... 아이고... '

누가 누구에게 하는 소린지 알 수 없을 만큼, 서로 앞다투어 자기 늙어가는 이야기들로 정신이 없을 지경.


65년생 이승환씨는 너무나 젊었다.

싱싱하고 재기 발랄했다. 그래서 무척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미시와의 어처구니 없는 갈등으로 공연이 취소되었고,

그 일 때문에 여러 매스컴과 했던 인터뷰에서 나는 그의 '젊어보이는' 비법을 알게 되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에서 오는 건강함과 당당함. 그리고 넘치는 유머.

젊은 정신으로 무장한 그가, 그래서 그렇게 젊은 오빠로 보였구나...


반면,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이승환 보다 어리시다는 그 구미시장.

나의 오빠쯤 되는 연령일 줄 알았다.

공연 취소의 변을 발표하는데 이승환 공연 취소된 것보다 그의 그 궤변을 듣는 것이 더 짜증이 났다.

'아니, 왜 저렇게 구리구리하게 사고하는 거야. 아, 옛날 사람...'

했었는데, 나 보다도, 이승환씨 보다도 훠얼신.. 어리시단다.


구미시 시민들이 좀 안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평생 구미시를 가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 구미시장 인터뷰를 듣고는 아하, 거기가 박정희씨의 고향이야?

그래서 구미공단... 같은... 그런게 있었었지.. 하고 옛날 상황을 되새김 해 보았다.

그렇지만, 그거, 1970년대 일 아닌가?


우리는 지금 2025년을 살고 있다.

구미시도 대한민국의 도시 가운데 하나이다.

거기에도 인구의 비율만큼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사고를 하는 분들이 계실텐데,

시장 한번 그렇게 뽑아놓으니 구미시의 이미지를 '답답구미'로 만들어버렸다.

뭐,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기도 했던 우리 국민들이니까...

자괴감이 든다.

민주주의 다수결 원칙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그러나 저러나..

저 똑똑하고 당당한 젊은 이승환씨.

부디 '구미시장 혼쫄내주기'의 끝내주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사뭇 기대된다.

아니아니 응원해야지, 팬으로서.

이제야 팬이 된 나, 이승환 당신의 승리를 위해 내가 할 일은 없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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