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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반 홍교사 Oct 11. 2024

동화-'햇살 아파트 수수네 이야기'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들이 많다. 근데 점점 아이들은 내 얘기를 잘 듣지 않는다. 귓등으로 듣고 흘려버리는 것 같다. 궁금한 것도,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들이 참 많은데 우리 아이들과의 시간 가운데 서로 눈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아이들 어릴 때부터 짧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아이들 들려줄 이야기책을 만들었다.

정말 6,7장 정도의 권선징악, 지극히 교훈적인 내용들이었다.ㅎㅎ


아이들 어릴 때 자려고 밤에 누우면 그렇게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했다. 옛날이야기들로 돌려 막기를 하다가, 나중에는 소재가 고갈되어 버려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스러울 때,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었다.

주인공의 이름은 수시로 바뀌지만, 누가 들어도 우리 아이들 이야기인걸 우리 아이들도 이내 알고는 키득키득 웃는다. '그리고 어떻게 됐어?'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뜸을 들이고 머릿속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도 결론이 어떻게 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즉흥적으로 지어내는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 그게 우리 집 동화책이다.




이번에 만든 것도 별 거 아니다. 

교육 유튜브 채널에 이임숙 소장님이 나오셔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길래, 받아 적으면서 듣다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동화책을 만들었다.

제목은 '햇살 아파트 수수네 이야기'이다.


진짜 별거 없는 내용이지만, 나름 그림도 직접 그려 넣어 묶어서 거실 식탁 위에 두었더니 호기심 많은 첫째가 먼저 가져다가 본다. 


"엄마, 이건 뭐야?" 

관심을 가져준 게 고마워서 마구 오버하면서 알려주었다.


"어~ 그거. 엄마가 만든 동화책이야~ 햇살 아파트에 민수와 현수네 가족이 이사를 왔는데, 다 새로울 거 아냐~ 동네 놀이터와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내용이야!" 


둘째도 한번 넘겨본다. 

"어때? 재미있는 거 같아?"

"몰라~ 나 그림만 봤어."

"아..."


엄마의 의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먹힐지 모르겠다. 그저 아이들이 세상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조금은 담대하게 잘 살아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엄마의 그 마음을 담아서 오늘도 책상 위에 '툭~' 무심한 듯 엄마표 동화책을 놓아본다.

<'햇살 아파트 수수네 이야기'중에서 -행복반 홍교사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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