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모 많은, 지킬앤하이드 엄마의 사는법
요 며칠 아팠다가 이제 조금 살아나서 사부작사부작 움직여본다.
몸이 힘든 일상 가운데서도, 일단 내가 할 일들이 무수히 많음을 다시한번 알게 되었고, 내가 스톱을 하면 너무나 당연했던 그 일들은 쌓이고 티가 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그저 공기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없으면 정말 불편한 것이 많다는 것, 그래서 나는 정말 필요한 사람이었구나 나 스스로 다시한번 도닥거려 보았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부모의 일관성이 참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나는 에너지가 지극히 한정된 사람이라 가족 저녁먹이고 정리하고 나면 그후 1,2시간 후에는 에너지가 방전된다. 어제처럼 만보 이상 걸은 날은 더더 빨리 방전이 된다.
그런데 늦은 저녁 시간. "엄마, 이거 해줘~", "엄마, 우유~" 계속 나를 찾는 둘째. 갑자기 화가 올라왔다.
"그건 네가 할 수 있잖아!"
자기가 입었던 옷을 벗어서는 밟고 서있는 첫째.
"첫째야! 그건 너 태권도복이잖아. 그렇게 밟고 있으면 어떡해. 개어놔야지!"
아이들도 알거다. 무슨 지킬앤 하이드냐고. 낮엄마와 밤엄마는 에너지의 유무에 따라서 이렇게 달라진다는 걸.
소통하는 것이 내 머리에 있는 정해진 방법(밥상 앞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으로만 이루어지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첫째는 이것저것 상식들에 관심이 많아 "엄마~ 이거 알아?"라고 얘기해주고, 둘째는 "엄마 이 동작 따라해봐"하며 태권도 품새 보여주고 가르쳐 주기에 관심이 많다.
내가 무언갈 해주는 것보다, 스스로 자신의 관심 분야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관심있게 보아주고, 호기심 가지고 들어주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우리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각자가 속해있는 사회 속에서 잘하고 올 거라고 믿어주는 마음. 나는 나의 일을 하는 것이 바로 나의 쓸모이겠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하고 있는 것들로, 아이들과의 일상과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엮어서 부크크 출판사를 통해 '기도하는 엄마의 햇살 육아'라는 책을 내었다.
https://bookk.co.kr/bookStore/68256cca7e1865ef44e2dd82
첫째가 학교에서 키우는 강낭콩이 엄청 잘 자라고 있다고 오늘 아침에 얘기해주었다.
우리 아이들도 첫째의 강낭콩처럼 부모의 적절한 햇살과 비를 맞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오늘도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