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고 있어.

by 행복반 홍교사

요새 덥고 습한 여름이라 그런지 자꾸 몸이 힘들다.

그래서 좀 더 나를 챙기려고 하는데 생각만큼 에너지가 잘 생기지 않는다. 그래도 아프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내 몸을 조금더 아껴주려고 한다.


작년 여름에 가족끼리 세부 여행을 다녀온 후 염증수치가 너무 높아져서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었다. 몸이 거저 건강한 줄만 알았더니 내 몸을 내가 잘 아끼지 않으면 이제는 탈이 곧잘 난다.


이제는 중요한 일에 집중해서 우선 순위를 가지고 행동을 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렇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안되는 나이이다.

남들의 시선과 '이럴때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보다 나에게 중요한 것들에 시선을 두고 그것을 위해 에너지를 더욱 사용해야 한다.


가끔 남편은 나에게 아이들이 자라면 나는 그저 혼자 알아서 혼자의 삶을 잘 살아갈 것 같다고 한다.

그걸 왜 단정하냐고, 안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말했지만, 그만큼 나는 혼자 있는 시간, 혼자 있는 공간들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맞다. 에너지를 모으고 나서야 또 나아갈 힘을 얻는다.

지금은 아이들이 내 도움이 필요하니까 아이들에게 나의 거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가끔 에너지 고갈로 아이들 재우고 나면 쓰러져 곯아떨어지곤 하고 말이다.

이런 나니까 더욱 나를 잘 다독이면서 돌봐야 함을 안다.


작년과 올해의 아이들도 또 많이 달라졌다. 외모도, 하는 행동들도 더 자라고 성장했다. 참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참 대견하다.

가끔 동네를 산책하면 어린 아이들이 유모차를 타고 엄마나 할머니와 어린이집을 가거나 유치원 가방을 메고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본다.

'예전에 우리 첫째도, 둘째도 그랬었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면서 그 때의 마음이 떠오른다.

그 때는 참 하루하루가 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날이 그날이고, 변할 것 같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들은 훌쩍 자라있고,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자기가 혼자서 하는 일들이 늘어갔다. 그리고 나는 작년보다, 그 아이들 어릴 적 예전보다 더 늙어 있다.


물론 내년에 보면, 5년 후에 보면, 10년 후에 보면 지금의 내 모습이 정말 젊었다고, 예뻤다고 생각하겠지만, 한 해 한 해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나는 갈수록 나이가 들어가는 건 사실이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건 내려놓고, 지금의 나를 챙겨본다. 그리고 자라가는 아이들에게 조금더 사랑과 믿음의 마음들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첫째야, 둘째야!

너희 정말 잘 자라고 있어.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마워' 그 마음의 말을 전한다. 고맙다고, 대견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우리 남편에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잘 자라서 이렇게 그 자리에 든든히 잘 서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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