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란

-마음 언저리 넓히기

by 행복반 홍교사

지난 주말.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구경갔다가 닌텐도 체험하는곳이 있는데 첫째와 둘째가 해보고 싶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해보았다.


각자의 핸드폰이 없고 닌텐도도 없어 이렇게 바깥에 나와서 체험판이나 줄서서 기다렸다가 시켜주는 게임이 있으면 우리 아이들은 정말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지내가다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지나가기도 하고, 해보려고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아이들 순서가 되어 열심히 하고 있는 아이들 옆으로 어떤 유치원쯤 되보이는 아이가 보더니 "엄마 나 이거~"한다.

아마 해보고 싶은 모양이다. 순서대로 줄을 서야 하는데 앞에서 계속 왔다갔다 한다. 여자 아이의 엄마가 아이에게 '여기 오빠들 끝나고 해보자'고 할 줄 알았는데 아무 소리가 없다. 내가 오빠들 끝나고 해보라고 얘기해줄까 했는데, 뒤에서 오던 오빠로 보이는 남자 아이와 아빠가 오더니 그 아빠가 큰소리로 "이거 집에 있잖아~ 집에서 하면 되지. 뭐 이런데서 해. 우리 이거 집에 있어~ 가서 해"하는 거다.


그냥 아이들에게 자상하게 말해주는 따듯한 말이 아니라, 굉장히 듣는 사람 까칠하게 하는 우월감과 비교의식이 깃든 말투였다. 적어도 내가 듣기에는 그랬다.


우리 애들은 열심히 체험판 게임을 열과 성을 다해서 하고있는데, 그 옆에서 아이들도 다 들리게 큰 소리로 '저 게임 우리 집에 있잖아, 집에서 해!'라고 자기 아이들에게 말하는 그 아저씨가 '우리집은 이거 집에 있어서 언제든 할수있는데 뭐 그걸 바라보고 있어. 얼른 가자!'하는 느낌이었다.


난 자존심이 '긁'힌걸까.

잠깐 뭔지모를 기분나쁨이 올라왔다.


근데 이내 그런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저렇게 가볍게 말하는 아빠는 어떤 아빠일까 하고 말이다.

체험판 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들 앞에서 다 들리게 큰소리로 그런 말을 하는 모습이 참 배려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나처럼 자존감이 낮지않기에 '긁'히지 않고 정말 재밌게 체험판 게임을 잘 하고 나왔다.


하지만 나는 꽤 오래 세상에 참 많은 사람과 부모가 있는데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의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고, 살아야할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건 돈이나 차, 아파트, 옷 등의 부의 차이를 나타내주는 여러 가지 물건들로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은연중에 심어주지는 말아야겠다는 것이었다.


돈이 없는 부모이지만 돈에 쫄지 않고,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과 어떤 상황에서도 베풀고 나눌 줄 알고 선한 가치를 선택하고 그 길을 좇아 살아가는 부모의 삶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 겠다는 것이다.


흔들릴 때마다 중요하고 가치로운 것을 붙잡고 살아가는 내가 되어야겠다. 아이들에게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지만 다 해주지 않는 건, 아이들에게 그 가운데 얻는 유익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마리오카트 체험판 2판하고 너무 재밌었다고 행복한 표정으로 개선장군처럼 집으로 돌아온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 내가 다 뿌듯했던 이유다.


'아저씨, 우리도 돈이 없어서 그렇게 신나게 체험한거 아니예요! 너무 무례하셨어요. 그거 없어도 우리 되게 할거 많거든요' 살짝 마음 긁힌 사람의 속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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