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함과 소통

-일상속의 감사

by 행복반 홍교사

하루에도 여러가지의 생각들이 내 머릿 속을 떠다닌다. 그 생각 가운데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것, 가장 가치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해서 말이나 행동 등으로 꺼내놓는다. 그러면 그것이 현명한 결정일수도 있고, 고르고 골랐는데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이불킥할 장면이 되기도 한다. 훌륭한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저 별 일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낀다. 그래서 오늘의 하루도 참 감사하다.


-내가 일하는 동안 아이들이 아프다는 전화나 문자가 없다는 것

-가족 모두 하루의 일과 중 큰 부딪힘없이 각자의 일상을 잘 보내고 오늘 하루를 잘 마무리 한다는 것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돈의 압박감(?) 없이 한 끼 정도는 기꺼이 사줄 수 있다는 것

-충분히 잠을 자고 그 다음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고 안부를 주고 받을 수 있는다는 것.


이런 일들이 그저 감사다.





오늘 오랜만에 본 건강이가 자꾸만 반의 규칙을 어겼다.

건강이는 나와 둘이 보드게임을 할 때는 정말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아이이다. 물론 나는 선생님이라 맞춰주기에 최적화된 사람이기도 하지만, 여튼 기다려주고 맞춰주는 사람과 함께일 때 건강이는 확실히 자신감있고 소위 날라다닌다. 말로 표현을 정확히 못할 뿐이지, 무얼 하려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너무 놀라울 정도로 생각이 깊고, 하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하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이다. 건강이가 일반 아이들(친구)과 함께 지내려면 무엇보다 '긍정적인 의사소통'이 너무나 중요한데, 말이나 눈빛, 몸짓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려면 놀이의 규칙을 지켜야 하고, 함께 협동할 줄 알아야 한다. 적어도 7살 정도면 함께 놀이하는 법을 유치원 생활 가운데서 끊임없이 익혀야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잘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단체 생활의 경험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항상 우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내 주장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다른 아이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하는 것. 어쩌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더하기, 빼기를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익혀야 할 사회적인 기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사회 생활도 어른들의 사회 생활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유치원에서 규칙을 잘 지킨다는 것은, 우리 반의 하루 일과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선택해 해보는 것이며, 그 가운데 다른 아이들과의 갈등 상황을 해결하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과 양보할 수 있는 것들을 분명히 알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일련의 모든 행위들이 포함될 것이다.


당연히 잘 되지 않고, 갈등이 커져서 싸움이 되기도 하며, 그것을 중재하는 역할을 선생님이 해 주시기도 할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그런 과정을 계속 익히고 배우며 성장해 가는 것이니, 우리 아이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자신만의 단단함을 지키면서, 자신의 매력을 잘 발휘하는것이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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