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by 행복반 홍교사

"엄마는 집에서 쉬어서 좋겠다."

"엄마는 조금만 일해서 좋겠다."


우리 둘째는 집에 있는 엄마가 마냥 쉰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전에는 집에서 쉬어서 좋겠다고 했고, 오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는 조금만 일하고 쉬어서 좋겠단다.


엄마는 집에서 쉬는 사람이 아니라고 발끈하는 마음이 들지만, 주부의 삶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래, 주부인 나조차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는 것만 같아 자존감이 바닥을 치곤 했으니까.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 살림을 맡아하는 그 부담감과 책임감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고, 잘 못했을 때 받는 질책은 더욱 크고 무겁다는 게 더욱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칭찬 한번, 격려 한번이 더욱 눈물나게 고마운 일이 되는 일이 전업주부일지 모르겠다.

그러면 일을 하는 워킹맘은 좀 그런 마음에서 해방될까. 더 잘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또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엄마가 되면 그저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나를 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을것이지만, 적어도 내가 겪은 주부의 삶은 그랬다. 끊임없이 내 시간을 확보하고 나를 찾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었고, 우리 가족을 챙길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은 그래서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작지만 내가 번 돈으로 나의 애씀을 보상받고, 내가 가진 달란트로 누군가에게 기여할 수 있다는 뿌듯함이 있다. 우리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서, 무언가 더 나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외부에서 보상을 받는 것이 나름 동기부여도 되고 말이다.


나의 삶, 우리 부부의 삶과 아이들의 삶이 좀 더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 각자의 삶이 말이다.



오늘은 6살 반으로 가서 아이들의 미술 작업을 도와주었다. '아크릴 물감으로 가을 나무 꾸미기'였는데, 꼬물거리는 손으로 정말 열심히 면봉에 물감을 묻혀 자신만의 가을 나무를 만드는 모습을 보니 예전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났다.



우리 아이들 코로나로 집에만 있어야 할 때, 집에서 나와 함께 이런저런 미술놀이도 많이 했다. 미적 감각이 없는 엄마는 그저 색의 조합 없이 한 가지 색깔로 섞어놓는 우리 아이들이어도 그저 무언갈 표현해낼 때 느끼는 희열과 즐거움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보기에 예쁜 작품이 아니어도 아이들이 완성한 작품을 집 사방군데에 붙여놓았다.


그냥 '미술은 자기 표현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엄마 닮아 우리 아이들은 지금도 그림그리기나 색칠하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저 자기 표현의 용도로 가장 간결하게 그리고 있다!



엄마는 완벽하지 않다. 그런데 엄마도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렇게 아이들과 엄마는 분리되고,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그럭저럭 살아내야 한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서로 격려하며, 사랑하며,10대와 40대를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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