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꾸준히 하고 싶은 것

by 행복반 홍교사

미혼일 때의 나는 걷는 것을 참 좋아했었다.

운동으로 근력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걷기를 통한 유산소 운동은 정말 열심히 하였다.

운동을 좋아해서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한 것이 아니라, 걷는 행위 자체가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열심히 하였다.



나는 멍 때리는 걸 참 좋아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멍'하고 있으면 긴장되었던 몸이 스르르 풀리면서 제 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다.

워낙에 긴장을 잘하는 성격이라 조그마한 일도 바짝 긴장을 해서 전전긍긍하기 때문에 이런 멍 때리는 시간이 나에게는 꼭 필요하다.


그런데 멍 때리기에는 '걷기'만큼 좋은 시간이 없다.

걸을 때는 주변의 자연을 보게 되는데, 나무도 한번 보고, 하늘도 한번 보고, 새소리와 계절에 맞게 날아다니거나 나무에 붙어있는 곤충들의 소리도 듣게 된다.

그걸 아무 생각 없이 보다 보면 내 숨소리는 조금씩 안정적이고 마음은 평온해진다.


바쁜 직장인도 아니면서 뭐가 그리 긴장되냐고 물으신다면.. 뭐, 딱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집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상을 돌본다는 것이, 아이들의 대소사를 챙기면서 내 몸과 마음을 챙겨야 하는 것들이 나는 참 긴장되고 어렵다(둘을 다 잘 해내는 다른 분들이 참 존경스러워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크게 심호흡 한번 하고 집안 일과 또 오후에 오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간식과 저녁을 먹이고 틈틈이 숙제를 봐주고 놀이도 함께 하는 일련의 일들이 매일 빠짐없이 규칙적이고 지속적이며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기에 가끔은 땡땡이가 필요한 나에게는 정신줄을 단단히 붙잡아야 하는 일들이다.



그렇게 긴장을 잔뜩 하고 생활하다 보니 한 번씩 몸이 고장 났다.


몸이 '너 좀 쉬어야 해' 경고하는 텀이 점점 줄어들어 자주 아플수록, 아이들도, 신랑도 아픈 나로 인해 더 힘이 들었었다. 어떻게든 내가 먼저 살고 봐야 했다. 그게 우리 모두 잘 사는 길이었다.


그래서 걷기를 시작했다.


아직 얼마 되지 않아서 10분 걷기도 하고, 길어도 30분을 넘지 않지만 너무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점점 익숙해지고 체력이 생기면 걷는 시간을 늘리자는 생각이다.


동네 어른분들은 이른 시간에 나와 걷기를 열심히 하신다.

예전에는 나는 그렇게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나의 몸의 건강을 위해, 그리고 나의 마음의 건강을 위해 꼭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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