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수줍은 엄마의 바람(wish)

by 행복반 홍교사

올해 3월부터 아이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물론 아이가 독서를 하는 습관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청을 하였고, 부담을 느끼지 않게 스며들듯이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리더님이 인도해 주셔서 그렇게 지금까지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 독서모임이지만, 엄마들도 책을 읽고 또 삶을 나누기도 하는데, 오늘은 부끄러움 많은 성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대화를 나누었던 터라, 생각난 김에 그것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조금 더 활발한 성격이었다면, 지금보다 더 여러 사람들과 더 많은 교류를 하며, 즐거운 경험들을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 많은 곳을 다니고,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더 많은 것들을 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해 본다.


안타깝게도(?) 나는 굉장히 에너지가 금방 고갈되는 사람이라, 하루에 정해진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고, 에너지를 모아서 써야 하기에 사람들과의 만남도 최소화해야 하며, 내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그러니 학교를 다닐 때는 새로운 반이 그렇게 낯설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도전 과제였다. 익숙하고 낯익은 것이 편하고 좋으며, 너무 다가가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그런 관계가 나는 좋았다. 그런 나의 성향을 그때 내가 좀 더 알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그저 재미있는 친구들, 적응이 빠른 친구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만 했더랬다.


빨리 못하는 거지 아예 못하는 것이 아니고, 많이 할 수 없지만 그만큼 더 깊이가 있다는 것이고, 향이 없는 게 아니라 조금 느리게 퍼진다는 것을 내가 알고만 있었더라도 내가 나를 조금 더 인정해 줄 수 있었을 텐데 나는 그러지를 못했던 것 같다.


멀리 내다보는 대신, 가까이 있는 것들을.
여러 가지 대신, 한 가지에 더 집중하는 것을.
크고 화려한 것 대신, 작고 소박한 것들의 소중함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어릴 때는 미처 몰랐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각자 가진 다 다른 빛나는 보석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 크고 화려한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님을, 그저 내가 가진 것으로 빛을 낼 수 있다면 그것이 큰 빛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대단한 것임을 말해 주고 싶었다.


우리 독서모임 리더님이 '씨앗'을 심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만의 '씨앗'을 심는 수줍은 농부가 되어보겠노라고 말씀드렸다.


대범한 농부가 농사를 잘 지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수줍은 농부인 나도 농사를 잘 지어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수줍은 엄마를 보고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테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서다.


그저 '우리 엄마처럼 살아도 괜찮겠다' 그렇게 생각해 주었으면.

그런 내 모습이길 바라며, 수줍은 엄마는 또 열심히 오늘을 살아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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