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는 크고 작은 감사들

-I형 엄마의 고백

by 행복반 홍교사

요새 MBTI가 유행이고, 그것으로 사람의 성향별 행동들을 알아보고 그 행동의 이유들을 파악하는 글과 영상들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중에 내향인의 행동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을 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상대방에게 휘둘리는 내용들이 대부분 많더라. 조금은 희화화해서 그렇게 극 내향인의 모습으로 내용을 만든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서 다 맞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어느 정도는 맞는 것도 같다.



바로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교회 예배 전에 교회 카페에서 "커피 주세요." 하고는 기다리는데, "따듯한 커피죠" 하고 말할 틈도 없이 따듯한 커피를 타주시는 집사님께 '시원한 커피 마시고 싶은데요.'라는 말을 할 타이밍을 놓쳐 가지고, 그냥 받아 올라온 것만 봐도 확실히 나는 내향인이 맞네 맞아. 했었다.


집순이에, 부끄러움 많고 두리뭉실한 나의 성격이 사회생활의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을진대, 우리 아이들에게 나란 엄마는 좋은 것만 전해줄 수 있을까.. 고민는 부분이기도 하다.


동전의 양면이라고 했던가.

그렇지만 나에게도 나만의 무기는 있으니, '화평케 하는 능력'과 '세심한 배려', '긍정에너지'이다.


나는 실패를 많이 한 사람이다. 좌절도 많이 겪어봤고, 상대적 박탈감도 많이 느껴봤다. 그래서 그 마음을 안다.


실패했을 때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슬픔과

하지만 세상은 무너지지 않으며 다시 일어날 구멍이 어떻게든 생긴다는 것.


그리고 그건 정말 작은 배려와 관심, 그리고 격려로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청년 때에 경기도 이천으로 교육 선교를 간 적이 있었다.


교육 선교 팀 리더로 가게 되었는데 정말이지 능력 있는 부리더, 팀원 동생들을 만나서 너무나 감동적인 선교기간을 보냈었다.


내가 굉장히 능력이 출중해서, 통솔력이 좋아서 그랬나 하면 절대 아니었다. 난 그저 눈물이 많은 리더였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나오는지 기도회 시간만 되면 울었다. 그냥 하염없이 마음이 가난해지고 눈물이 나왔다.


그런데 희한하게 이렇게 눈물 많은 리더가 부끄럽게 생각될 만도 한데, 똘똘 뭉쳐 우린 한 팀이 되었다. 어느 팀보다 우리 팀의 단결력은 최고였다. 그때 그 경험이 나에게는 정말 신기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왜 그랬을까...

난 엄청난 카리스마가 없었고, 뛰어난 실력이 없었으며, 말주변도 추진력도 없다.


그저 리더라는 자리가 부끄러웠지만 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으로 '바보 같지만' 그저 사랑과 관심을 쏟아부었던 것 같다.


*행복반 홍교사의 용어 사전*

'바보 같지만'
-어떤 조건이나 받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에서는 이런 마음을 '바보 같다'라고 하겠지만 그런 마음으로 어떤 일을 했을 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비상식적인 성공법칙(간다 마사노리 저)'을 요새 독서모임에서 읽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조금 바꾸어서 나의 이런 생각들을 '비상식적인 삶의 법칙'이라고 말하고 싶다.


I형 엄마인 나의 육아는 이런 '바보 같은' 모양이 될 거 같다.

그리고 나란 사람도 조금은 더 성장하고 싶다. 실력을 갖춘 바보가 되고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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