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의 학교에서 우리 마을 역할놀이를 하나보다.
짝과 우리 마을 탐방 때 보았던 펫(pet) 샵 놀이를 하는데 강아지 모형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의무사항은 아니었지만 짝꿍과 얘기하다가 첫째가 호기롭게 자기가 강아지 만 마리를 색종이로 접어온다고 했다는 것이다.
"뭐? 10마리도 아니고, 10000마리? 흠.... 가능할까?"
"그게 뭐~ 하면 되지~" 자신만만하게 얘기하며 하교하자마자 아이패드를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아니, 강아지부터 안 접고? 만 마리 접는다며? 지금부터 해야 하는 거 아냐?
"아~니야~~~" 능글맞게 웃으며 배짱 좋게 앉아 영상을 보는 아이.
"뭐, 네가 접어 온다 한 거니깐 알아서 해 봐." 그러고는 나도 할 일을 한다.
'10 마리면 뭐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만 마리라니..'
설거지를 하는데 아이가 나온다. 평소보다 빨리 영상을 끄고 나오더니 거실 식탁에 앉아 색종이를 꺼낸다.
그리고는 색종이 접기 영상을 틀더니 이내 강아지 접기에 심취한다.
오래 사부작 대는 것 같더니만 강아지 1마리(머리 부분, 몸통 부분)를 접고는 다른 색종이 접기를 한다.
'그래, 네가 한다고 한 거였으니까 알아서 해 봐'
다시 입 꾹 모드로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슬쩍 물어보았다.
"이 거 한 마리 접고 언제 만 마리 접어?"
"어, 그거? 내일까지 가져가는 거 아니라 괜찮아~"
"아, 그래?" 하고는 지퍼백에 임시보관해 주었다.
그 안에 몇 마리의 강아지가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진짜 만 마리를 만들든, 짝꿍에게 멋쩍게 웃으며 이 만큼 열심히 접은 거라고 얘기하든, 만 마리가 강아지 이름이 '만 마리'라고 비위 좋게 얘기하며 넘어가든지 그건 첫째에게 넘겨주려고 한다.
조금씩 아이에 대한 내 걱정들을 아이에게 넘겨주려고 한다.
그래야 하니까.
그게 나도, 아이도 자라는 거니까 말이다.
궁금하긴 하다. 도대체 강아지 만 마리는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인가.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