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첫째는 요새 무얼 하나에 몰두하면 내 말이 들리지 않는다. 대부분 영상을 볼 때가 그렇고, 책을 보거나 놀이를 할 때가 그렇다.
"@@아~ 뭐 먹을래?"
"........"
"@@아~ 포도랑 복숭아 중에서 뭐 먹을래?"
한 세, 네 번은 말해야 대답을 해 주는(?) 첫째.
내가 바쁠 때는 아이가 혼자 잘 놀아주는 것이 날 계속 찾는 것보다는 솔직히 편한 부분도 있다(우리 둘째는 끝도 없이 나를 찾으니 말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고, 점심은 무엇이 나왔고, 오늘 재밌었던 것들은 무엇이었으며, 지금 보고 있는 건 어떤 건지, 심지어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말도 해 주고 싶은데 기회를 잡기가 쉽지가 않은 요즘이다.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그 짧은 10분 길과 밥 먹는 시간, 잠자기 전 시간 정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꿀과 같은 시간이다.
엄마 있잖아, 나 할 말이 있는데
아이의 이 말이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지 말이다.
'엄마와 눈보고 얘기 나눌 준비가 되었구나' 싶어서 말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뭔가 하면 쉽게 빠져 집중하는 우리 첫째.
학교 등교 시간은 정해진 아침의 특성상 등교 준비를 빨리 해야 하는데, 책에 꽂힌 날, 큐브에 꽂힌 날 등 아침에 무엇 하나에 꽂히면 집중하느라 움직이질 않는다.
오늘은 종이 접기에 꽂혀서 열심히 접다 갔다.
해야 할 일들을 먼저 한 후에 남는 시간에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하는 게 먼저지. 그래, 그게 맞지.
하지만 무엇을 하나 하면 집중하고 몰두하는 아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걸 깨뜨리고 해야 할 일들을 나열하며 한 소리하는 게 생각보다 나는 쉽지가 않다.
갈수록 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네. 귀찮아하지 않을게. 귀를 넓게 하고 잘 새겨들을게.
앞으로 더 듣기 힘들어질 너의 이야기.
엄마는 그게 너무나 귀하다.
오늘도 사랑해.
학교 다녀오는 길, 두 손 꼭 잡고 오는 너와의 하굣길이 엄마는 참 좋아.
네가 자라면 점점 몸은 멀어지겠지만, 마음만은 가까워지길.
엄마는 네 편이라는 거 잊지 말았으면 해.
그리고 언제나 엄마의 마음과 귀는 항상 열어둘게. 언제든 와서 얘기해 줘.
"엄마, 있잖아. 나 할 말이 있는데~"